[진단] '490 vs 14'..고래싸움 속 고군분투하는 소수정당 후보들

유승현 2022. 5. 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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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490명의 후보 중 소수정당 후보는 단 14명뿐
양당제로는 다양한 목소리가 들리는 지방선거 한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사전투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 다양한 정당·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해왔던 국민들의 노력으로 강원도의 경우 지난 2018 제7회 지방선거에 비해 3인 선거구가 36곳에서 41곳으로 확대됐다. 4인 선거구는 1곳이 늘어 3곳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에 이어 6·1지선 역시 거대양당 중심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선에서 도지사를 비롯해 도내 등록한 후보 수는 교육감을 제외하고 총 490명에 달한다. 이중 거대양당과 무소속 후보를 제외한 소수야당의 후보는 14명에 불과하다.

거대양당 중심의 선거가 되다보니 소수야당 후보는 잘 알려지기 어렵고, 언론에서도 덜 주목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내 소수야당 후보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도내 소수야당 후보들은 총 14명으로 시장 1명, 도의원 비례 3명, 시·군의원 8명, 시의원 비례 2명이 각각의 지역에서 활발하게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 정의당 강릉시장 임명희 후보가 심상정 의원과 함께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정의당 시장·도의원비례·시의원 등 총 5명의 후보, “정치교체” 목소리

정의당의 경우 강릉의 임명희 시장 후보를 비롯해 강선경 도의원 비례후보, 윤민섭·엄재철 춘천 시의원 후보, 박명숙 속초 시의원 후보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강릉시장 선거에 나선 임명희 후보는 ‘전국 최초 주4일제 실시’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공공기관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며 강릉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최초의 여성 시장 후보로서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의원 비례로 나선 강선경 후보 역시 정치교체를 통해 코로나 손실지원금을 확대해 사각지대에 있는 영세소상공인을 구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대형 산불이 계속 발생하는 만큼 재난대비 시스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기초의원으로 3인 선거구인 춘천 라·마선거구와 속초 가선거구에 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춘천 라선거구(효자2동·석사동) 윤민섭 후보는 “집행부를 감시·비판하는 시의회의 고유역할을 제대로 하는 시의원이 되겠다”며 시내버스 완전공영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춘천 마선거구(퇴계동)에 출마한 엄재철 후보는 지역 상황을 고려한 “초등돌봄센터 확충과 현재 어르신에서 청소년까지 무료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속초 가선거구(영랑동, 동명동, 금호동, 교동, 대포동, 청호동)에 출마한 박명숙 후보는 “영랑호 부교 철거를 통해 차 없는 시민이 안전한 둘레길을 조성하겠다”며 기후위기·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 정의당 춘천 라선거구 시의원 윤민섭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진보당 도의원비례·시의원비례·시·군의원 후보 등 총 6명

도의원 비례로 나선 정현미 후보는 최저시급이 아닌 생활임금 확대를 대표공약으로 내걸며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관심갖고 생활임금을 통해 인구유입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춘천·원주·강릉 시의원 후보 3명과 홍천 군의원 후보 1명 등 총 4명이 기초의원 후보로 등록했다. 춘천 바선거구(신북읍·동면·북산면)에 오흥삼 후보가 선거구 내 장학초와 만천초 아이들을 위한 시에서 운영하는 돌봄센터 건립추진과 농가수당 2배 확대, 겨울철 영농 유류세 리터당 300원 지원 등 구체적인 공약을 내걸고 직접 유세차를 몰며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원주 아선거구(반곡관설동) 장미진 후보는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 아파도 쉬기 어려운 노동자들에게 유급병가를 지원하고, 필수 노동인 돌봄을 지원하고자 ‘돌봄종사자 교통비 지원’을 대표공약으로 내걸었다.

강릉 다선거구(홍제동·중앙동·교1동) 장지창 후보는 청년주거비지원조례를 보완해 ‘청년월세 10만원 상한제’를 도입해 청년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미 서울·부산 등에서 시행하고 있어 충분히 가능함을 피력했다.

홍천 나선거구(화촌면·영귀미면·남면·서면) 군의원에 도전하는 남궁석 후보는 농자재 값이 폭등한 것에 대해 ‘농자재 반값지원 조례’제정을 통해 영세농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매년 남는 군 잉여 예산을 활용해 농가수당이 아닌 농민수당 월 1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진보당 후보가 등록한 춘천 바선거구는 2인, 원주 아선거구는 3인, 강릉 다선거구는 3인, 홍천 나선거구는 2인 선거구이다.

춘천 시의원 비례후보로 등록한 이바다 후보는 여성을 위한 보건소 내 여성건강전담부서를 신설해 여성농민과 여성시민들을 위한 건강지원을 하겠다며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 자유통일당 춘천 라선거구 임창옥 후보가 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기본소득당·자유통일당·한국복지당 나홀로 출마

기본소득당은 도의원 비례 김민아 후보가, 자유통일당은 춘천 시의원 임창옥 후보가, 한국복지당은 원주 시의원 비례 김이준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

기본소득당 김민아 후보는 “아동·청소년·청년·노인 기본소득 1인당 월 10만원 지급을 통해 경제활동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세대에게 정책적 보장을 통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낳고 살기 좋은 강원도를 만들기 위해 공공의료원, 산후조리원 건립 추진 등 도내 부족한 공공의료·교육 인프라를 확대 하겠다”고 했다.

3인 선거구인 춘천 라선거구(효자2동·석사동)에 출마한 자유통일당 임창옥 후보는 언덕에 있어 어르신, 장애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효자2동 주민센터를 접근성이 편리한 위치로 확대·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복지당 김이준 후보는 원주 시의원 비례에 출마하며 여성, 아동 등 여러 복지정책 중에서도 노인복지를 강조하며 “이·통장이 월 30만원의 수당을 받는 것처럼 어르신들의 거점 커뮤니티 공간인 경로당 운영을 위한 수당을 지급하고 싶다”며 경로당 회장 월 30만원 수당지급과 도우미 지원 등을 대표공약을 내세웠다.

▲ 진보당 춘천 바선거구 시의원 오흥삼 후보가 유세차를 직접 몰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소수야당, 거대양당에게 한마디

14명의 후보들을 인터뷰하며 거대양당에게 한마디를 공통으로 물었다. 소수야당 후보들은 입을 모아 “헌정 이래 서로 번갈아가며 독식하고 있는 거대양당 위주의 정치가 아니라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의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치구조를 개혁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선거 때 하는 많은 약속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진 만큼 선거가 끝난 후에도 지금처럼 주민들을 자주 만나고, 약속한 공약들을 제대로 지켜 정치가 실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 진보당 원주 아선거구 장미진 후보가 당원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 다양한 목소리의 의회 진출을 위해

유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마디는 단연코 “소수야당의 고민이 담긴 구체적인 공약과 발로 뛰며 열심히 일하는 후보들에게도 많은 지지와 관심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정의당의 윤민섭 후보는 “다양한 목소리가 의회에 반영되고, 의회의 제 기능을 잘 할 수 있도록 1,2번이 아닌 당의 진입을 도와주시라”고 호소했다.

진보당의 남궁석 후보는 “당 이름만 보지 마시고, 정책과 공약을 잘 살피고 그것을 실제로 실현할 후보가 누구인지 잘 판단해 함께 정치발전을 이뤄나가자”며 소중한 한 표를 부탁했다.

오래 전 방영됐던 드라마 ‘황진이’의 화려한 머리장식과 옷을 벗어 던지고 진정한 춤 실력으로만 평가받기 위해 거리를 나섰던 주인공처럼 후보의 자질과 공약 등의 실력으로 평가받기를 원하는 소수야당 후보들은 지금도 거리곳곳에서 왕성한 선거활동을 펼치며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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