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기능 17%로 태어난 아기, 보조장치 400일 달고 회복 후 퇴원 눈앞

서동준 기자 2022. 5. 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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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났을 때부터 심장 기능이 17%에 불과해 심장이식이 필요했던 환아가 체외형 심실보조장치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생후 544일 만에 집으로 돌아간다.

조성규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선천적 심장질환을 앓는 권순후 아기가 체외형 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받고 국내 최장기간인 400일간 장치를 유지한 끝에 심장이식 없이 심장 기능을 회복해 퇴원을 앞뒀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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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규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팀
선척적 심장질환을 앓는 권순후 아기가 체외형 심실보조장치를 삽입받고(왼쪽) 400일간 유지한 끝에 심장 기능을 회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을 앞두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태어났을 때부터 심장 기능이 17%에 불과해 심장이식이 필요했던 환아가 체외형 심실보조장치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생후 544일 만에 집으로 돌아간다. 적절한 기증 심장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심장병 환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규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선천적 심장질환을 앓는 권순후 아기가 체외형 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받고 국내 최장기간인 400일간 장치를 유지한 끝에 심장이식 없이 심장 기능을 회복해 퇴원을 앞뒀다고 27일 밝혔다.

권순후 아기는 산전검사에서 심근증·심부전을 진단받았다. 임신 38주차에 3.5㎏의 체중으로 태어났으나 심장 기능이 17%에 불과했다. 약물치료를 받고 나서도 심부전 증상이 지속됐다. 이 경우 심장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체중이 작은 아기에게 적절한 기증 심장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순후의 상태가 악화되자 의료진은 생후 4개월이 되는 시점에 체외형 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하기로 결정했다. 환아가 성장해서 더 큰 심장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체외형 심실보조장치는 튜브로 펌프와 좌심실을 연결하고, 펌프를 가동해 혈액 공급 기능을 돕는 의료기기다.

순후는 수술 1개월째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겨질 만큼 상태가 안정됐다. 별도의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심실보조장치를 제거하려 했지만, 순후의 심장 기능이 나빠져 제거하지 못했다. 

이후 순후의 심장 기능과 발달이 정상 수준으로 개선됐다. 의료진은 수술 400일째 되는 지난달 28일 장치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순후의 심장은 현재까지 심실보조장치나 기증 심장 없이도 힘차게 뛰고 있다.

의료진은 국내 최장기간 체외형 심실보조장치를 유지한 순후의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거의 유일하다고 밝혔다. 또 이식 대기 중 장치를 삽입해 심장 기능까지 회복했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체외형 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은 28건이 실시됐으나 심장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 경우는 순후를 포함해 3건뿐이다.

유일한 치료방법으로 알려진 심장이식도 감염, 거부반응 등 합병증을 유발하는 단점이 있다. 순후의 사례는 자기 심장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체외형 심실보조장치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라며 “심지어 심장 기능을 회복해 이식 없이도 아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심장이식을 대기하며 힘들어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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