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고레에다 감독 "아이유 대사가 곧 멜로디..배우로서 감 좋다"(종합) [Oh!칸 현장]
[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일본의 거장으로 불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새 영화 ‘브로커’의 주인공인 아이유(본명 이지은)에 대해 “제가 쓴 대사를 아이유가 발화하는 순간 기분 좋은 에너지를 느꼈다”라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난 25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칸 그레이 달비온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옆에서 마치 시를 듣고 있는 거 같더라. 제가 시를 쓸 글재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유가 대사를 말하면 그게 곧 멜로디 같아서 힐링이 됐고 기분이 좋았다”라고 아이유에 대한 애정을 이 같이 드러냈다.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 ENM)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 송강호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상현,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 동수, 배두나는 형사 수진, 이주영은 수진의 후배 이 형사, 아이유는 어린 아이엄마 소영을 연기했다.
이어 고레에다 감독은 “자장가 장면은 아이유가 캐스팅 된 이후에 제가 넣었다”면서 “제가 아이유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 그 장면을 넣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아이유를 캐스팅한 계기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집에서 지내면서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였다. 드라마를 본 이후 일본에서 입수할 수 있는 공연 DVD도 보며 노래를 들었다. 그 이후 출연 제안을 드렸던 거다. 또 어떤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정재일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 아이유가 노래하는 게 있더라. 그 유튜브 영상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아이유가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라고 느꼈다”고 극찬했다.
배우로서 어떤 매력을 느꼈느냐는 물음에 “아이유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제가 한국어를 잘 모르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새어 나오는 표현력으로도 충분히 감정이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아이유가 배우로서 감이 좋다. 어떤 뉘앙스를 캐치하는 것도 빠르다. 디릭션 이후 나오는 연기를 보면 (제 의미를) 정말 정확하게 해내더라. 그 답을 찾아내는 속도가 정말 빨랐다”라고 부연했다.
국내 제작진의 촬영 스타일과 자신만의 기존 촬영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는 고레에다는 “한국에선 미리 콘티를 만들고 촬영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란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평소 영화를 찍으면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생각하고 대본을 수정하는 방식을 시도해왔다. 카메라맨,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컷을 생각하는 거다. 제 방식을 이번에도 고수했는데 제작진이 이해해주셔서 그 부분을 지킬 수 있었다.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조금 더 생생한 그림을 담아낸 거 같다”고 비교했다.
올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의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제작 모호필름, 배급 CJ ENM)과 함께 경쟁 부문에 진출해 수상 가능성이 있다. 앞서 영화 ‘올드보이’(2004년)로 박 감독과 경쟁 부문에서 경쟁했던 바.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이 8번째 칸 진출. ‘디스턴스’(2001)부터 ‘아무도 모른다’(야기라 유야 남우주연상, 2004) ‘공기인형’(2009)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심사위원상, 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69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올랐던 ‘태풍이 지나가고’(2016), 황금종려상을 받은 ‘어느 가족’(2018)에 이은 행보다.
이에 고레에다는 “저희가 서로 경쟁하는 게 재미있어 보이겠지만 창작자로서 그런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아시아 감독으로서 유럽 영화제에 초청된다는 게 영광이기 때문에 저희는 서로 경쟁하는 느낌이 없다. 응원하는 분위기”라며 “게다가 저희는 나이 또래도 비슷해서 거의 친구 같은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고레에다 감독은 26일 오후 7시(현지 시간) 월드 프리미어를 앞두고 ‘브로커’의 감상 포인트에 대해서도 전했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정말 훌륭하다”고 강조한 것.
“(강동원 배두나 송강호 아이유 이주영에) 아이들 역할의 두 명의 에너지가 더해지면서 배우 5명의 연기가 흥미롭게 변해가는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그 케미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부할 수 있다.”
그러면서 고레에다는 “홍경표 감독님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색채를 풍요롭게 만들어주신 음악감독의 힘도 컸다. 그게 가장 큰 감상 포인트가 될 거다.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태프가 참여한 작품이라 재미가 없으면 정말 내 탓이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멋진 멤버들이 총 결집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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