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투자계획 '깜깜이'..경제개혁연대 "거래소, 조회공시 요구해야"

박상영 기자 2022. 5. 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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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계획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자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금액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는 27일 “11개 대기업집단의 투자 발표는 향후 4∼5년 간 그룹의 전략적 투자계획을 담고 있지만 어떤 계열사를 통해서 어느 수준의 금액을 투자할지 등 정작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는 어디에서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투자계획을 발표한 각 그룹 상장계열사들의 공시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가 미국 투자계획을 지난 23일 공시한 것이 유일했다. 이마저도 그룹차원에서 6조3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전용 공장을 2025년 상반기까지 설립한다는 내용만 있고 어느 계열사가 얼마를 투자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설명했다. 한국거래소가 투자 계획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한 경우도 없다.

현행 자본시장법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에는 한국거래소가 상장회사에 대한 풍문이나 보도 등 사실 여부에 대해 회사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상장회사들에 대해서는 중요한 경영사항이 있는 경우, 이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실제 투자집행은 개별 회사 단위에서 집행된다”며 “투자 계획이 해당 계열사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가 관련 상장회사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5대 그룹과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그룹, 신세계, 두산은 총 1060조6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국내 투자 비중은 80% 이상으로 추정된다.

경제개혁연대는 “한국거래소가 11개 대기업집단의 투자계획 중 해당 법인과 관련한 사항을 상세히 밝히도록 조회공시를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며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상장회사들은 장래의 투자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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