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가격 크게 올라 교역조건 역대 최악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약 2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4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83.78, 2015년 100 기준)는 1년 전보다 11.1% 떨어져 13개월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88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나빠진단 의미는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수입 가격(25.9%)이 수출 가격(11.9%)보다 더 크게 오른 영향이 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월 대비로도 4.2% 내리면서 석달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수입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19.4% 올랐다. 2020년 12월(2.9%) 이후 17개월 연속 상승했고, 다만 오름폭(19.4%)은 3월(28.3%)보다 줄었다. 품목별로는 광산품 수입금액지수 상승률이 69.6%에 이르렀고, 공산품 중 석탄·석유제품도 42.5%나 높아졌다. 화학제품(15.2%), 컴퓨터·전자·광학기기(11.9%) 등도 올랐다. 반면 수입물량지수(121.33)는 3월보다 5.2% 떨어졌다. 주로 기계·장비(-21.2%), 1차금속제품(-17.7%), 석탄·석유제품(-11.8%) 수입량 감소에 영향을 받았다.
4월 수출금액지수(140.75)와 수출물량지수(120.88)도 1년 전보다 각 14.0%, 1.9% 올랐다. 각 18개월,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석탄·석유제품(71.0%), 1차 금속 제품(20.9%)의 수출금액이 많이 늘었다. 수출물량지수 기준으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23.9%)가 호조를 보였지만 석탄·석유제품(-7.4%), 섬유·가죽제품(-6.7%) 등은 부진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의 경우 수출물량지수(1.9%)가 올랐지만, 순상품교역지수(-11.1%)가 내려 결과적으로 1년 전보다 9.4%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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