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전 폼페이 최후의날 맞은 남성 DNA 해독 첫 성공

서동준 기자 2022. 5. 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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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00년 전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에서 대규모 화산폭발로 사망한 남성의 DNA가 처음으로 해독됐다.

이 남성의 DNA는 현재 이탈리아 중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DNA와 공통된 부분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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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교류 활발하고 유전적 다양성도 높아"
79년 고대 로마 시대 도시인 폼페이에서 화산폭발로 사망한 남성의 4번 요추(L4)의 모습이다. 결핵성 척추염 흔적이 발견됐으며, 관련 박테리아의 DNA도 검출돼 남성이 상망 전 결핵을 앓은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티픽리포트 제공

약 2000년 전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에서 대규모 화산폭발로 사망한 남성의 DNA가 처음으로 해독됐다. 이 남성의 DNA는 현재 이탈리아 중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DNA와 공통된 부분이 가장 많았다. 공통되지 않은 일부 DNA는 서쪽 샤르데냐섬 거주자와만 일치했다. 이는 이탈리아인의 교류가 활발해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이탈리아 살렌토대,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 등 4개국 공동연구팀은 과거 폼페이 지역에서 발견된 35~40세로 추정되는 남성의 DNA를 추출하고 유전자 서열 분석에 성공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26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79년 8월 24일 현재 이탈리아 나폴리에 위치한 폼페이에서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폭발로 화산재와 유독가스 등 화산쇄설물이 약 15분간 분출되면서 폼페이 시민 2000명 가량이 사망했다. 당시 폼페이에는 6000~2만명이 거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가장 큰 사망 원인은 유독가스 질식이었다. 화산재는 약 18시간 만에 3m 높이로 쌓여 도시 전체를 소멸시켰다. 사라진 폼페이는 1592년 수로 건설을 위해 땅을 파던 중 다시 발견되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폼페이 지역에서 유해 2구를 찾아 DNA 분석을 시도했다. 유골의 모양, 구조, 길이를 근거로 추정했을 때 한 사람은 35~40세 남성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50세 이상의 여성이었다. 연구팀은 두 사람의 DNA를 모두 추출해 분석했으나, 남성의 DNA만 해독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여성 유해로부터는 얻은 DNA는 일부분이 빠져 있었다.

연구팀은 남성의 DNA 염기서열을 고대인 1037명, 현재 서부 유라시아인 471명의 DNA와 비교했다. 그 결과 고대 로마인과 더불어 현재 이탈리아 중부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Y염색체 DNA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현재 이탈리아 서쪽 지중해 서부에 있는 샤르데냐섬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과 공통된 부분이 발견됐다. 이 공통된 유전자 부위는 고대 로마 시대 이탈리아인에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과거 이탈리아반도에 사는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굉장히 다양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남성의 골격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사망 전 결핵을 앓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 중 하나에서 결핵성 척추염 흔적이 발견됐으며, 결핵균이 포함된 마이코박테리아의 DNA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2000년 가까이 된 DNA를 성공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은 화산쇄설물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화산쇄설물이 DNA에 산소가 닿는 걸 차단해 분해되는 걸 막았다는 것이다. 세레나 비바 이탈리아 살렌토대 문화유산학과 박사후 연구원은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폼페이 희생자들에게 가해진 자연재해와 열충격이 유전물질을 보호했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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