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체 실적에 드러난 양극화..월마트는 떨어졌는데, 달러트리 실적 왜 좋아졌을까

박채영 기자 2022. 5. 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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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타주 세인트조지의 한 패밀리달러 유통 센터에 트럭이 주차되어있다. |AFP연합뉴스

미국판 다이소로 알려진 저가 유통업체 달러트리(Dollar Tree)와 달러제너럴(Dollar General)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명품소비 등이 늘면서 백화점 체인 기업도 호실적을 발표했다. 불과 일주일 전 유통 공룡 타깃과 월마트의 ‘어닝 쇼크’로 소비 침체 우려가 번졌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득계층별 소비양극화 현상이 유통업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달러트리는 12개월 이상 영업한 동일 매장 매출이 올해 1분기에 지난해에 비해 4.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달러제너럴은 동일 매장 매출이 0.1% 소폭 감소했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덜 떨어졌다. 이날 달러트리와 달러제너랄의 주가는 각각 21.87%, 13.71% 올랐다.

달러트리와 달러제너럴의 실적 개선 이유로는 고물가가 꼽힌다. 달러제너럴은 실적이 개선된 배경 중 하나로 “소득이 더 높은 고객들도 달러제너럴에서 더 많이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중소득층이 저가 유통업체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달러트리는 “소비자들은 198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높은 연료비, 코로나19의 여파 등을 경험하고 있다”며 “힘든 시기에 할인점이 할인점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고가 제품 중심의 백화점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메이시(Macy’s)의 주가도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19.31% 올랐다. 메이시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억86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1억300만달러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메이시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감소했던 정장, 구두 등 고가 의류 매출이 증가했고 명품 등의 사치품 판매도 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고급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도 지난 24일 올해 매출 전망치를 높여잡은 바 있다.

유통업체들의 호실적에 소비 둔화와 경기 침체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6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1.99%)와 나스닥 지수(2.68%) 등 뉴욕증시 주요지수도 모두 상승했다. 지난주 월마트와 타깃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주요증시가 급락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소득계층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유통주 실적이 엇갈렸다”며 “유통주 투자전략을 더 세밀하게 짜야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달러트리, 달러제너럴의 실적이 월마트와 타깃과는 달리 좋았던 것은 월마트와 타깃에서 이탈한 중소득층이 저소득층 매출의존도가 높은 유통체인으로 이동한 것”이라며 “메이시의 경우 고소득층 소비는 탄탄했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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