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물론 건강까지 관리.. 헬스케어 기업과 손잡는 금융사들

허지윤 기자 2022. 5. 27. 15: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객님, 금융 자산부터 건강까지 다 관리해 드립니다.”

흩어진 정보를 한 데 모아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이 시작되면서, 금융사들과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과의 협업이 늘고 있다. 디지털 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종사업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올해 본격화한 마이데이터(My 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은 여러 금융사나 빅테크 기업에 흩어진 정보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고, 개인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원할 경우 여러 회사에 흩어진 금융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마이데이터 API(표준 응용프로그램 개발 환경) 의무화를 전면 시행했다.

마이데이터

27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정밀진단플랫폼 기업 엔젠바이오는 내달부터 7월까지 하나은행 2개 PB센터 영업점에 헬스케어 상담 부스를 마련하고, VIP 손님을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검사, DTC(Direct To Consumer)검사 등 개인 유전자 검사와 헬스케어 상담 등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엔젠바이오와 전문의가 제공하는 다양한 건강 정보를 하나은행 자산관리 웹진 ‘하나원큐M’에 싣고, 전국 PB센터를 순회하며 ‘신(新)5060 건강 점프 업(Jump up)!’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VIP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엔젠바이오와 지난 26일 맺었다. 은행 관계자는 “향후 마이헬스케어데이터 제휴를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는 정밀의학 생명공학 기업 마크로젠, 인공지능 기반 의료사업을 하는 셀바스AI와 협업을 시도했다. 2012년 설립된 뱅크샐러드는 앱에서 예적금, 투자, 대출, 주식 등 자산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회사로 시작했다. 최근에는 자산관리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 의료, 통신 등 다양한 정보를 융합하는 마이데이터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목표에 따라 지난해 말 마크로젠과 손잡고 뱅크샐러드를 통해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선착순으로 검사에 참여할 수 있는 영업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내며 출시 4개월 만에 검사자 수가 5만명을 넘는 등 호응을 얻었다.

뱅크샐러드 앱을 통해 유전자 검사에 참여하면 고객의 집으로 마크로젠 유전자 검사 키트가 온다. 고객이 타액(침)을 채취해 이를 마크로젠으로 보내면 영양소, 운동, 피부, 모발, 식습관, 개인 특성, 건강관리 등 65개 항목에 걸쳐 유전형질을 약 2주 이내에 분석해준다. 분석 결과는 뱅크샐러드 앱의 ‘건강’ 메뉴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과학사주’, ‘유전 MBTI’ 로 불리며 청년층 고객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었다는 게 회사 측 얘기다.

뱅크샐러드 앱에 있는 ‘내 위험 질병 찾기’ 서비스는 사용자의 개인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주요 질병에 대한 통계적 발병 가능성을 예측해준다. 뱅크샐러드는 건강 데이터를 한 데 모으는 인프라를 구축해, 개개인의 건강 목표를 세우고 통합 건강관리 및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대중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핀테크기업과 보험사들은 의료정보 전송 플랫폼 전문 기업과 의료기관과 협업해 번거로운 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는 서비스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DGB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의료정보 전송 플랫폼 전문기업 지앤넷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2월부터 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앤넷과 연동된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 별도 서류 발급 및 제출이 없어도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 병원 내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나 앱을 통해 청구하는 식이다.

핀크는 올해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동해 서류 발급 없이 앱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토스는 2019년 ‘병원비 돌려받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용자는 실손의료보험 및 기타 보장성 보험 가입자들이 토스 앱에서 청구서 작성과 접수뿐만 아니라 팩스 전송까지 할 수 있다.

금융업과 바이오·헬스케어업계와의 협업에는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만으로 차별화 경쟁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깔렸다. 마이데이터 사업의 성패는 ‘금융정보뿐만 아니라 건강, 의료, 통신, 에너지, 교통, 패션, 문화, 유통 등 다양한 이종 데이터 간 결합’을 통해 얼마나 유용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느냐’에 달렸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다시 금융 서비스로 잇고 확장하는 시도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