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전혁 "측정해야 개선한다..기초학력은 물론 급식·화장실도 평가"
"우리가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할 때 불량품을 내보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공교육은 국민과 대한민국 정부·교육청과의 사회적 계약인데, 학업성취 최소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건 국민에 대한 사회적 계약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후보는 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가'를 꼽았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측정해야 평가할 수 있고, 평가돼야 개선 가능하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그는 "지난 문재인 정권에는 진단 평가를 안 해서 아이들 실력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모른다"며 "인공지능(AI) 진단 도구를 활용해 실력과 수준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기초학력 뿐만 아니라 급식 만족도, 화장실 청결도 등을 평가해 학교 생활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조 후보는 "정보공개평가국을 만들어 기존 정보를 잘 정리하는 것은 물론 궁금한 내용은 생산해서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육 아웃(OUT)'을 구호로 내세우고 있다. 조 후보는 "전교조 교사가 미성년자인 아이들에게 현실 정치에 대해 자신이 믿는 바를 여과 없이 쏟아내고 있는데, 그걸 막겠다"고 했다. 학부모 의회를 구성해 직속으로 '편향교육신고센터'를 만들고 학부모들이 직접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박선영, 조영달 등 중도·보수 후보들과 단일화에는 사실상 실패한 상황이다. 그는 "오늘이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는데, (두 사람이)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주적은 전교조와 조희연인데, 두 후보는 전력의 대부분을 나를 비판하는데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3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를 향해서도 "잘못을 책임지고 사퇴하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조전혁 후보는 조희연 후보의 측근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만나 선거 전략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교육감 선거는 당의 개입을 기본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직접적으로 당에 개입을 요청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조 후보와의 일문일답.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실패했는데.
▶오늘이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는데,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 박선영·조영달 후보는 전력의 대부분을 나를 비판하는데 쓰고 있다. 두 분에게 주적이 누구냐고 묻고 싶다. 주적은 전교조와 조희연이다. 조희연을 꺾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조희연 후보가 여론조사 1위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자의 측근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만나 선거 전략을 논의했다는 의혹과 관련) 교육감 선거는 당의 개입을 기본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직접적으로 당에 개입을 요청한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조희연 교육감이 이 부분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된다.
전교조 해직교사 불법 채용한 혐의로 재판 중인데, 법조인들은 유죄 판결이 거의 확실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교권 보호라는 명분을 갖다 붙이는데 견강부회가 생활화되는 사람 아닌가.
-학력 저하 문제 어떻게 해결할 건가.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해야 평가할 수 있고, 평가돼야 개선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문재인 정권에는 진단 평가를 안 해서 아이들 실력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모른다. 인공지능(AI) 진단 도구를 활용해 실력과 수준을 판단하겠다.
-학업성취 최소기준제를 공약했는데,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실현 가능하다고 보나.
▶공교육은 국민과 대한민국 정부·교육청과의 사회적 계약이다. 우리가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한다고 하면 불량품을 내보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학업성취 최소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건 국민에 대한 사회적 계약을 지키지 못하는 거다.
최소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진학을 안 시키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아이도 뒤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보살피고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의미다.
-'전교조 교육 아웃'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떻게 아웃시키겠다는 건가.
▶전교조 교사가 미성년자인 아이들에게 현실 정치에 대해 자신이 믿는 바를 여과 없이 쏟아내고 있는데, 그걸 막겠다. 교육기본법에 선언 규정이 있지만 벌칙 규정이 없다.
학부모 의회를 만들어서 직속으로 '편향 교육 신고 센터'를 만들겠다. 교육감이 아닌 학부모들이 직접 (교사들의 발언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가 판단하게 하겠다.
-'적극적인 교육 정보 공개'를 강조하고 있다.
▶세세한 것까지 평가해 다 공개하면 많은 개선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학교마다 급식 만족도, 화장실 청결도를 주기적으로 평가해서 공개하면 확 달라질 거다. 정보공개평가국을 만들어 기존 정보를 잘 정리하는 것은 물론 궁금한 내용은 생산까지 해서 공개하겠다.
-'돌봄 1조원 펀드'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기업 경영의 화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교육에 대한 사회적 투자에 굉장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1년에 2500억씩 총 4억을 모으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고 본다. 각 지자체에서 교육청에 돌봄 관련 예산을 주는데, 한꺼번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삭감 목소리가 커지는데 어떻게 보나.
▶찬성이다. 중·고등학교 교육 문제가 파행으로 흘러가는 이유 중 하나는 대학 입시 때문이다.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대학이 대한민국에 부족하다. 미국 주립대학 수준의 좋은 대학이 20~30개만 있어도 입시가 과열되지 않을 거다. 교부금을 대학 쪽에 배분하는 게 초·중·고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
-서울의 경우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두고 잡음이 많았다.
▶낡은 학교를 리모델링하는 건 필요하지만, 스마트화하기 위해 학교를 부수고 공사를 하는 건 안전하지도 않고 교육상으로 안 좋다. 영국의 유명한 오래된 학교는 다 석조 건물로 돼 있다. 그걸 다 때려 부숴야 하나? 말도 안 되는 짓이다.
-진보교육감의 '혁신 학교'에 대한 비판을 이어오고 있는데.
▶전교조가 그렇게 자신 있다고 하면, 전교조 선생님 100%로 구성한 학교와 일반 학교를 경쟁시켜볼 생각이 있다. 혁신학교에 4~5000만원씩 예산 특혜 주는 것은 당장 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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