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km보다 빛난 145km..류현진, 힘과 구속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했다

2022. 5. 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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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구속이 빠르다고 능사가 아니었다. 150km를 던져도 충분히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 LA 에인절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65구,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분명 지난 등판보다 구속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이날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0.3마일(약 145.3km)에 불과했다. 시즌 평균보다는 높았지만, 직전 등판보다는 1.1마일(약 1.77km)이 덜 나왔다. 포심 외에도 체인지업(15구)은 0.9마일(약 1.44km), 커브(10구)는 0.6마일(약 0.96km)이 떨어졌다.

오타니도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구속의 하락이 있었지만, 오타니의 포심 패스트볼(27구) 최고 구속은 97.6마일(약 157km)로 류현진보다 무려 5.3마일이 빨랐다. 그리고 포크볼이 최고 91마일(약 146km)로 류현진의 포심 최고 구속보다 앞섰다. 하지만 류현진은 꼭 빠른 공을 던져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탈삼진을 많이 잡아내지 못했지만, 날카로운 제구와 일정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변화구, 볼 배합 등으로도 충분히 약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류현진이 오랫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장기를 오타니 앞에서 뽐냈다. 그리고 오타니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며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류현진은 1회 시작부터 루이스 렝기포에게 안타를 맞고 오타니에게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 상황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타자 앤서니 렌던을 상대로 초구 바깥쪽 패스트볼을 구사, 병살타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으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는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 커터, 체인지업을 골고루 섞으며 맷 더피-맥스 스태시-후안 라가레스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정교한 컨트롤이 있었기 때문에 최소 실점으로 위기도 극복했다.

류현진은 3회 시작부터 3연속 안타를 맞아 첫 실점을 기록했다. 무사 1, 2루의 위기 상황이 이어졌지만, 류현진은 '핀 포인트' 제구를 통해 마이크 트라웃에게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그리고 오타니를 상대로도 땅볼을 만들어내며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꿨다. 그리고 렌던까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큰 위기를 잘 극복했다.

류현진은 4회 스태시와 마쉬에게 각각 안타를 내주면서 다시 위기 상황에 몰렸지만, 벨라스케즈에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구사,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렝기포-트라웃을 연달아 뜬공 처리한 뒤 오타니에게는 집요하게 바깥쪽 스트라이크존만 공략해 이날 첫 삼진을 솎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류현진과 오타니의 투구는 반대였다. 오타니는 구속도 떨어졌지만, 제구에도 난조를 겪었다. 그 결과 시작부터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 3회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되는 실투가 잦아졌고,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워낙 구위가 뛰어난 만큼 4~5회를 연달아 삼자범퇴로 매조졌지만, 6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던진 커브가 한복판으로 몰리자 또다시 홈런을 내주는 등 무려 5실점을 기록했다.

물론 류현진이 65구만에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분명 아쉬웠다. 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는 빠름과 강력한 구위만이 성공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류현진이 증명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비결은 '정교함'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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