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폐기·재활용 잘 못해 악당된 것..그래서 무죄" [H.eco Forum 2022-기후위기와 바다]

2022. 5. 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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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플라스틱은 착한 소재입니다. '플라스틱 그 자체'가 환경오염의 주범은 아니라는 거죠."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회 'H.eco Forum 2022'(헤럴드환경포럼)에서 "플라스틱의 생애주기 중 사용 후 폐기와 재활용을 잘하지 못해 플라스틱이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악당으로 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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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영상강연
사실 착한소재..환경오염 주범 아냐
2050년, 플라스틱 쓰레기 120억t 예상
SKGC, 폐플라스틱 100%재활용 도전
유통·정부 지원..총체적 시너지 내야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6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회 ‘H.eco Forum 2022’(헤럴드환경포럼)에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사실 플라스틱은 착한 소재입니다. ‘플라스틱 그 자체’가 환경오염의 주범은 아니라는 거죠.”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회 ‘H.eco Forum 2022’(헤럴드환경포럼)에서 “플라스틱의 생애주기 중 사용 후 폐기와 재활용을 잘하지 못해 플라스틱이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악당으로 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유공,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을 거쳐 현재 SK지오센트릭(구 SK종합화학)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배터리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데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 사장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사용까지 전 생애주기를 연구한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논문을 인용,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된 83억t 플라스틱 중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며 “이런 추세라면 2050년엔 자연에 남겨진 플라스틱 쓰레기 양이 120억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매립되거나 방치된 플라스틱은 여러 경로를 따라 강과 바다로 흘러가며, 이는 동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먹이 사슬을 거쳐 인간 식탁으로까지 올라온다. 나 사장은 “플라스틱은 생태계를 파괴하며 순환하다 결국 인간에게 위협이 돼 돌아온다”며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발명한 플라스틱이 인간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나 사장은 “플라스틱 그 자체는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니다”고 했다. 실제 플라스틱은 생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따지면 철이나 유리 소재에 비해 친환경적이다. 또한 모든 인류 사회가 플라스틱 사용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멈추기도 쉽지 않다.

나 사장은 “결국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순환경제 체계를 만드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순환경제란 자원이 폐기되지 않고 계속 순환돼 사용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현재 플라스틱의 생애주기는 화석연료부터 만들어지고 사용된 후 버려지는 선형 구조”라며 “플라스틱의 생애 주기를 생산, 소비, 회수, 재활용, 그리고 다시 사용이란 순환 구조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1972년 국내 최로로 납사분해 설비를 가동한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의 순환경제 시스템을 고민하는 국내 대표 기업이다. 나 사장이 그리는 순환경제는 ‘도시유전’으로 요약된다. 도시 한복판에서 플라스틱을 이용해 원유를 뽑아내자는 구상이다. 2027년까지 SK지오센트릭의 연간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250만t 규모를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연간 250만t을 재활용하게 된다면 매년 전 세계 해양으로 흘러가는 폐플라스틱의 20%를 재활용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플라스틱 음료병 2000억개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2050년엔 현시점 매년 바다로 흘러가는 폐플라스틱 양의 100%를 SK지오센트릭이 재활용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 사장은 다양한 산업군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유통 과정의 혁신을 기대했다. 그는 “현재 폐플라스틱 수거 및 선별 사업은 매우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인공지능(AI)이나 디지털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대형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궁극적으로는 시설을 지하화하는 등의 선진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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