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정보라 부커상 불발..인도 기탄잘리 슈리 수상

이영경 기자 2022. 5. 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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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작가 기탄잘리 슈리가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2 국제 부커상 시상식에서 상패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46)의 <저주토끼>가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다. 부커상은 인도 작가 기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에 돌아갔다.

부커재단은 26일 밤(현지시간) 영국 런던 이벤트홀인 원메릴본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에서 인도 작가 기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을 2022년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이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미국 번역가 데이지 록웰도 공동 수상했다.

기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7년 사상 최초의 힌디어로 쓰여진 수상작이 됐다.

인도 북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남편이 죽은 후 깊은 우울증에 빠진 80세 여성이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여정을 그리며 어머니, 딸, 여성의 의미를 재평가한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진지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기탄잘리 슈리의 가벼운 터치와 풍부한 말투가 작품을 재미있고 독창적으로 만든다”고 평했다.

기탄잘리 슈리는 “부커재단에서 연락이 왔을 때 믿기지 않았다”며 이 작품을 펴낸 출판사 틸티드 액시스를 운영하는 데보라 스미스와 번역가 데이지 록웰, 가족에게 감사를 표했다. 2016년 부커상 수상작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는 이번엔 부커상 수상작을 출판했다.

1957년 인도에서 태어난 기탄잘리 슈리는 힌디어를 주로 쓰는 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힌디어에 기반한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이벤트홀인 원메릴본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에 참석한 정보라 작가와 안톤 허 번역가(오른쪽) . 연합뉴스

정보라와 번역가 안톤 허의 <저주토끼>는 지난 4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명에 포함돼 수상이 기대됐다. 한강 작가 이후 6년 만에 한국 작가가 부커상을 수상할지 관심이 쏠렸다.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안톤 허(본명 허정범)도 한국인 번역가 최초로 최종 후보에 올랐다.

<저주토끼>는 SF와 호러를 결합힌 소설집으로 저주와 복수에 관한 10편의 단편을 담았다. 부커재단은 “정보라는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이야기한다”고 소개했다. 아쉽게 수상은 못했지만 정보라의 <저주토끼>는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으며 세계 문학계에서 한국 장르문학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며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품에 공동 기여한 작가와 번역가에게 상금 5만 파운드(한화 약 8000만원)을 균등 지급한다.

정보라의 <저주토끼>
<저주토끼> 영문판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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