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어서 가능한 '백패커', 든든한 조력자들까지 더해지니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5. 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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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출장요리, 백종원만큼 빛난 오대환·안보현·딘딘('백패커')

[엔터미디어=정덕현] 요리 보부상(?)이라고나 할까. '백패커'는 본래는 배낭 하나 둘러매고 여행을 다니는 이들을 뜻하지만, tvN 예능 <백패커>는 그 배낭에 요리에 필요한 도구부터 재료들을 가득 채워 요청하는 곳을 찾아 요리를 해주는 콘셉트로 이 단어를 가져왔다. 물론 여기에는 백종원이 중심이 되는 출장요리라는 의미도 더해져 있다.

이미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이나 tvN <고교급식왕> 등을 통해 대용량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 바 있는 백종원이다. 또 SBS <맛남의 광장>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현지의 재료들을 가져와 즉석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선보이던 그다. 그러니 이런 경험치들은 <백패커>가 가능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을 채워준다. 하나는 많은 분들이 함께 먹을 수 있게 대량으로 순식간에 음식을 내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돌발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새로운 레시피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백패커>의 첫 번째 미션으로 출장요리를 의뢰한 정읍 칠보 씨름부는 일단 씨름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만만찮게 먹을 거라는 기대감(?)과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주변에 햄버거 가게가 없어요. 아이들에게 (    )한 패스트푸드점을 열어주세요!'라는 의뢰 내용을 갖고 (    )에 무엇이 들어갈까 추측하는 이 출장요리단은 그것이 '무제한'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초중고 씨름선수들 22명에게 무제한의 패스트푸드를 제공하라는 게 첫 미션이었던 것.

햄버거 하나를 만드는데도 패티를 만들고 굽고 여기에 얹을 토핑들을 또 만들어 올리는 그 과정들이 만만찮아 보인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감자튀김에 파스타, 더불어 먹을 음료까지 챙겨야 한다. 제아무리 백종원이라고 해도 홀로 제한된 시간 안에 이걸 다 감당하긴 어려운 일이었을 게다. 그런데 백종원과 함께 출연한 인물들이 예사롭지 않다.

과거 SBS <백종원의 3대천왕>이 계기가 되어 친분을 갖게 된 오대환은 취사병 출신으로 칼질부터가 다르다. 순식간에 양파를 껍질을 벗겨 다져놓는데 백종원은 "기계가 필요없다"고 할 정도다. 여러 관찰카메라에서 예사롭지 않은 요리실력을 보였던 딘딘도 예능 고수답게 투덜투덜대는 것으로 예능을 쫀쫀하게 만들지만 그 역시 만만찮은 손놀림을 보여준다. 백종원과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게스트로 나올 정도로 인연이 있다.

안보현 역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해 백종원이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어려서 복싱 선수를 했던 그는 단단한 체구에 아마도 <백패커>에서 힘쓰는 일들을 앞장서서 할 것 같다. 첫 방송에서도 요리를 도와주면서도 주방 정리를 척척 해내고 테이블 세팅과 음식 세팅까지 알아서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안보현은 예능 출연이 별로 없어 앞으로 그 모습이 기대되는 출연자다.

요리에 익숙하다고 해도 제한된 시간에 이처럼 대용량 요리를 해내야 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없을 수 없다. 오대환이 감자튀김을 하는 과정에서 잘 몰라 계속 젓는 바람에 으깨진 감자를 백종원이 즉석에서 치즈가 들어간 감자 크로켓으로 만들어냈고, 충분히 먹었다 싶었는데 부족하다는 씨름부 아이들의 요청에 역시 즉석에서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내놓기도 했다. 위기에서 망친 걸 살려내는 것이 더 재밌다는 백종원의 말은 아마도 향후 이 프로그램이 매회 마주할 상황들이 아닐까 싶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쿡방 형태라고 볼 수 있지만, <백패커>는 이를 백팩에 조리도구와 재료들을 담아 의뢰받은 곳을 찾아 요리한다는 새로운 콘셉트를 부여했고, 무엇보다 요리가 필요한 의뢰자들에 대한 응원의 마음이 더해졌다. 게다가 다음 회 예고를 보면 백팩 하나 둘러메고 어디든 간다는 본래의 의미에 맞게 산행을 하는 등의 고행이 곁들여진 여행 콘셉트도 담겨질 예정이다.

백종원이야 등장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지만, 무엇보다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건 그를 돕는 오대환, 안보현, 딘딘 같은 조력자들의 매력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호위무사로 한껏 호감을 높여놓은 오대환이나, 역시 <유미의 세포들>과 <군검사 도베르만> 같은 작품으로 매력을 드러낸 안보현 그리고 최근 들어 가장 예능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딘딘이 아닌가. 요리 실력은 기본이고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출연자들까지 더해지니 백종원에게 주어진 극한의 출장요리가 시청자들은 즐거워졌다. 물론 저들은 고생길이 열렸지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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