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고양이에게 지구 구원 맡긴 인간.. 팬데믹 시대 최후의 경고

박동미 기자 입력 2022. 5. 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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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외국 작가.

개미, 고양이 등 동물을 주연으로 내세워 인간을 새롭게 보는 시선을 제공한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대체 어떤 동물인가"하고 늘 되뇌던 고양이 바스테트는 이 책에 이르러 결론을 내린다.

이때 지구는 고양이의 것인가, 인간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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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2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외국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팬데믹 시대를 살며 써내려간 ‘고양이 3부작’이 드디어 막을 내린다. 지구 구원에 나선 고양이 ‘바스테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시리즈는 ‘고양이’로 출발, ‘문명’으로 모험을 이어 갔고, 이제 쥐들에게 점령당한 ‘행성’ 뉴욕에 도착한다. 베르베르는 늘 인간을 주변부로 밀어낸다. 개미, 고양이 등 동물을 주연으로 내세워 인간을 새롭게 보는 시선을 제공한다. 이 비인간 존재들은 인간들이 무너뜨린 세계를 열심히 복구한다. 지구의 주인은 과연 누구 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프랑스에서 2020년 출간된 ‘행성’은 전작들보다 훨씬 디스토피아 성격이 강하다. ‘고양이’와 ‘문명’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연결됐다면, 이번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는 전쟁과 테러, 감염병으로 인구가 8분의 1로 줄었고, 시스템이 마비된 도시는 쓰레기와 쥐들로 뒤덮였다. 바스테트는 쥐 없는 세상을 찾아 파리를 떠나 뉴욕으로 왔으나, 결국 쥐 군단의 점령으로 인간들이 고층빌딩에 숨어 사는 황량한 도시만을 볼 뿐이다. 102개 인간 집단을 대표하는 총회에서는 쥐를 없애고자 핵폭탄을 사용하자는 강경파가 대두하며 서로 반목하고, 바스테트는 103번째 대표 자격을 요구하지만 무시당한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대체 어떤 동물인가”하고 늘 되뇌던 고양이 바스테트는 이 책에 이르러 결론을 내린다. “나는 이제 인간들의 문명이 와해한 이유를 좀 더 분명히 알 것 같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그들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에서 존재 이유를 찾으려 한다.”

지구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으나 이번 소설에서 ‘인간 조연’들의 활약은 제법 흥미진진하다. 전작들에 비해 비중이 늘었고, 실존 인물에서 가져온 캐릭터들이 재미를 더한다. 살아남은 인류의 총회를 이끄는 건 힐러리 클린턴이고, 로봇 공장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립자 마크 레이버트도 등장한다. 이들은 고양이들과 협력해 쥐들에게 빼앗긴 지구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때 지구는 고양이의 것인가, 인간의 것인가. 그런데, 과연 지구를 공격해 올 비인간 존재는 쥐뿐일까. 코로나 이후 또 다른 바이러스에 대비해야 하는 현실을 똑 닮은, 마지막 경고 같은 소설이다. 바스테트가 타고 온 배 이름이 ‘마지막 희망’이라는 걸 기억하자. 전 2권, 376쪽·312쪽, 각 1만6800원.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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