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명률 0.002%".. 北, 주민 동요 차단 위해 통계 관리하나

김선영 2022. 5. 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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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 수가 엿새째 10만명대로 감소했고,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0.002%라고 주장했다.

전날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고려대의료원 주최로 열린 북한 코로나19 상황 관련 세미나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무증상자 비율이 25%이고 유증상 환자 중에서도 발열 환자는 30%"라며 "북한의 발열 환자 대부분이 오미크론 감염자라고 추정을 한다면 발열 환자의 4~5배의 유병 규모를 예상할 수 있다. 1000만명 이상 감염된 상황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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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전선에 뛰어들어 의약품 봉사·수송을 하고 있는 인민군을 치켜세웠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 수가 엿새째 10만명대로 감소했고,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0.002%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발표치를 검증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내놓는 통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北, 코로나19 급한 불 껐나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해 지난 25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새로 발생한 발열 환자가 10만460여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1명이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69명으로 치명률이 0.002%라고 전했다.

지난 4월말부터 누적된 발열 환자는 총 327만850여명이며 이 가운데 303만7690여명이 완쾌돼 23만309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코로나19 관련 발열 환자 발생 사실을 공개한 뒤 매일 20만∼30만명대 신규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북한 발표로만 보면 지난 엿새간 코로나19 관련 발열 환자 수가 18만6090여명(21일)→16만7650여명(22일)→13만4510여명(23일)→11만5970여명(24일)→10만5500여명(25일)→10만460여명(26일)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에 북한 관영매체들은 코로나19 전파 상황이 대체로 급한 불은 끈 상태라고 평가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되였던 초기 우리 나라의 방역형세는 참으로 엄혹하였다. 수십만 명의 유열자(발열자)와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하였다”면서도 최대비상방역체계 가동 이후에는 “전국적인 전파 상황이 점차 억제되여 전반적 지역들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이적인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26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신규 발열자가 10만460여명 나왔다고 27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발열자 중 사망자는 1명 늘었다. 사진은 평양역 방역작업. 노동신문·뉴스1
◆전문가 “치명률 0.002%…납득하기 어려운 숫자”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국내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다수다.

전날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고려대의료원 주최로 열린 북한 코로나19 상황 관련 세미나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무증상자 비율이 25%이고 유증상 환자 중에서도 발열 환자는 30%”라며 “북한의 발열 환자 대부분이 오미크론 감염자라고 추정을 한다면 발열 환자의 4~5배의 유병 규모를 예상할 수 있다. 1000만명 이상 감염된 상황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의 코로나19 치명률) 0.002%라는 숫자는 감염 전문가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숫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북한에서는) 진단 자체가 제대로 안 되니까 코로나 사망 집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한 명도 없던 나라에서 갑자기 이렇게 유병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공포가 될 수 있다”며 “사망자 수도 늘어난다면 심리적으로 굉장히 위축될 수 있다. 심리 방역 차원에서 통계 관리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고 부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유엔 “北, 국제기구직원 입국 허용하라”

한편 에리 가네코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북한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인도주의적 물품이 방해받지 않고 반입될 수 있어야 한다”며 “유엔 상주조정관을 포함한 국제기구 직원의 입국을 허용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유엔은 북한의 광범위한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깊은 우려 속에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북측 대표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지원을 제안했지만, 아직 어떠한 공식 요청이나 발병에 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0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대유행과 함께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이후 주민들의 취약성이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유엔은 인도적 파트너들과 함께 북한 주민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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