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스티브 커 감독, 경기 앞두고 책상치며 총기 규제 얘기만 한 까닭은

인현우 2022. 5.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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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서부콘퍼런스 결승전을 치르고 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이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4차전 경기를 앞두고 커 감독은 "농구 얘기는 하지 않겠다. 오늘은 농구보다 더 중요한 얘기가 있다"면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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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
"위로도 침묵도 지긋지긋하다..언제 행동할 거냐"
부친 총격 사망 계기로 총기 문제에 발언 지속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이 24일(현지시간) 서부콘퍼런스 결승전 4차전이 열린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유밸디 총기 난사 사건에 격앙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댈러스=AP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콘퍼런스 결승전을 치르고 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4차전 경기를 앞두고 커 감독은 "농구 얘기는 하지 않겠다. 오늘은 농구보다 더 중요한 얘기가 있다"면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경기가 있던 당일 텍사스주 유밸디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21명이 숨졌기 때문이다.

커 감독은 경기가 진행되는 근처에서 발생한 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듯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지난 열흘 동안 (뉴욕주) 버펄로에서 수퍼마켓에 간 흑인 노인들이, 남부캘리포니아에서는 교회에 간 아시아인이, 이젠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살해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도대체 언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거냐(When are we going to do something)"고 책상을 두드리며 외쳤다. 그는 "미안하지만 나는 충격에 빠져 있을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것도, 추모를 위한 침묵의 시간에도 신물이 난다. 이젠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기 구매자의 신원 확인을 강화하는 법안이 상원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반대하는) 50명의 상원의원들, 미치 매코널(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당신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욕망이 우리 아이와 노인의 삶보다 더 중요하냐"라고 말했다. 커는 발언을 마친 후 질문을 받지 않은 채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민주당 207명과 공화당 3명 등 하원의원 210명이 발의한 총기 구매자 신원 확인 강화법은 사적인 총기 구매자의 신원을 강화하고 등록되지 않은 총기의 선물 등 교환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2021년 3월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법안이 2019년에도 발의됐으나 회기를 넘겨 통과가 무산됐다.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참석자들이 25일(현지시간) 열린 행사에서 서로를 포옹하고 있다. 유밸디=AFP 연합뉴스

커 감독은 과거에도 총기 규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했는데, 부친인 맬컴 커 교수가 1984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했기 때문이다. 과거 인터뷰에서 커 감독은 "부친이 총격을 받을 때 난 애리조나에서 대학 농구를 하고 있었다"면서 "그 사건이 내 이후의 삶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이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유튜브와 트위터 등에서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워리어스 소속 선수 스테픈 커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영상을 공유하면서 "오늘 경기를 보는 만큼 이 인터뷰를 봐 달라"고 트윗을 남겼다. 그는 경기 후 "감독의 리더십에 항상 감사하다. (오늘 기자회견은)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모든 선수들의 마음을 대변해 줬다"면서 "나도 애들이 있고, 학교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서부콘퍼런스 결승에서 3대 0으로 앞서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이날 경기에 패해 서부콘퍼런스 우승팀과 동부콘퍼런스 우승팀이 맞붙는 최종 결승 진출을 결정짓는 데는 실패했다. 팬들은 "경기는 아쉬웠지만 커는 그렇지 않았다"며 열정적 연설을 한 커 감독을 지지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소진영 인턴기자 soyhanko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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