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키우는 女연구자, 교수 임용 때 불리 .. 10여년 데이터로 규명

이정우 기자 2022. 5. 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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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 잡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을까.

책은 대학원생부터 정년이 보장된 교수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여성 연구자가 '가족 구성'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10여 년간 조사, 수치로 규명을 시도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 연구자가 정년을 보장받는 교수라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성취하는 동시에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아이를 갖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리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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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아이는 얼마나 중요한가 │메리 앤 메이슨, 니컬러스 H. 울펑거, 마크 굴든 지음│안희경 옮김, 신하영 감수│시공사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 잡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을까. 워킹맘이라면 직면하게 되는 이 오래됐지만 해결되지 않은 고민은 이제(야) 남성도 고민해야 하는 가족 문제이자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책은 대학원생부터 정년이 보장된 교수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여성 연구자가 ‘가족 구성’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10여 년간 조사, 수치로 규명을 시도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 연구자가 정년을 보장받는 교수라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성취하는 동시에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아이를 갖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리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이는 수치로 증명된다. 2000년에 이미 UC버클리 대학원의 전체 입학생 중 여성은 50%가 넘었지만, 그해 정년트랙(정년 이전과 이후를 포함한) 교수 중 여성은 23%에 불과했다.

책은 ‘불행히도 아이 낳기 좋은 시기는 없다’고 말한다. 여성은 대학원생, 교수 임용, 임용 후 정년 심사 단계마다 출산과 육아를 고민하면서 일과 가정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서고, 결국 경력 단절이나 비정규직 교원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여성 연구자가 되려면 제목처럼 ‘중요한 아이’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책은 결혼과 출산, 육아가 더 이상 여성이 대학에서 연구하는 데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길 바란다. 책이 제안한 가족 친화적 정책은 미국 내 많은 대학에서 확대 시행되고 있다. UC 버클리에선 ‘긴급보육제도’를 모든 교원에게 연간 40시간까지 제공한다. 전일제로의 복귀가 보장된 ‘시간제 정년트랙 교수직’은 2006년 캘리포니아대에 도입됐다.

연구 대상을 대학으로 한정했지만 고학력 여성의 ‘배부른 소리’로만 치부할 순 없다.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어느 정도 보장된 대학조차 구조적 차별이 존재하는 점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방증한다.

책은 아울러 남성 역시 ‘아빠는 생계를 부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희생되고 있다고 말한다. 설문조사에서 남성 교원들이 향후 정년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하기 주저한다는 대목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380쪽, 2만2000원.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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