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삼칠' 신파에 허우적[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2022. 5. 2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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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공삼칠’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영화사 륙


■편파적인 한줄평 : 홍예지 하나는 건졌네!

신파에 허우적거린다. ‘음지에도 희망은 있어’라고 최면을 걸려는 강박도 보인다. 뒤로 갈수록 질척거리는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신예 홍예지 하나는 제대로 건졌다. 영화 ‘이공삼칠’(감독 모홍진)이다.

‘이공삼칠’은 청각장애를 지닌 엄마(김지영)와 살던 19살 윤영(홍예지)이 우연한 사건으로 여성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면서 겪는 사건들을 그린 휴먼드라마다. 주연을 맡은 홍예지를 비롯해 김지영, 김미화, 황석정, 신은정, 전소민, 윤미경 등이 신선한 조합을 이룬다.

신예 홍예지.


모처럼만의 여성영화였으나,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아쉽다. 메가폰은 ‘윤영’을 교도소에 보내기 위한 장치를 쉽게 선택하고, 장면 묘사는 과도하다. 보는 이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데엔 성공하지만, 개성있는 여성 캐릭터로서 매력은 덜하다. 동정심과 눈물을 자꾸 자극하려다보니 뒤로 갈수록 신파가 짙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교도소에 들어간 이후 ‘윤영’이 만나는 여성 재소자들 중에도 불필요한 캐릭터가 더러 있다. 기능적 인물들을 빼고 ‘윤영’의 감정선과 변화에 집중했다면 더 효율적이고 깔끔한 완성품이 나왔을 법 하다.

성폭행 피해자의 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한 번 더 고심했어야 했다. 상황은 던져놓고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모양새다. 결말로 향하는 인물들의 선택엔 개연성이 부족해 ‘물음표’가 뜬다.

그럼에도 홍예지의 발견은 이 작품의 큰 강점이다. 낯선 얼굴이지만 연기력 하나로 필름 처음부터 끝까지 우직하게 책임진다. 감정선에 따라 눈동자를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를 아는 ‘영리한 배우’의 탄생을 함께한 느낌이다. 앞으로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재소자 역의 윤미경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짧은 머리에 희번덕거리는 눈빛으로 캐릭터성을 확실히 잡고, 중반 이후 그만의 사연도 효과적으로 소화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다음 달 8일 개봉.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1.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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