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과 '승용차요일제'

이종익 대전시 트램정책과장 2022. 5. 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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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익 대전시 트램정책과장

인간이 살아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 명예, 친구 등 개인의 가치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말에 대체로 공감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생활환경은 어떤 것일까?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푸른 숲, 그리고 모든 자원이 선순환하는 친환경일 것이다.

즉, 인간의 삶과 자연의 건강성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쾌적하고 건강한 도시환경 조성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생태학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승용차운행을 억제해 도시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대기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 시의 '승용차요일제'는 환경도 살리고, 도시경쟁력도 강화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시책으로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승용차요일제란 월요일부터 금요일 중 하루를 요일지정 없이 승용차 운행을 하지 않는 제도로, 2012년부터 시행된 시민자율실천운동이다. 대상은 대전에 주소를 두고 있는 10인승 이하 비영업용 승용자동차 50만 여대로, 이 가운데 10%인 5만 여대가 참여하고 있으며(2021년 말 기준) 자동차세 10% 감면, 공영주차장 이용요금의 50% 할인 등 다양한 참여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의 추진성과를 도시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교통량 감소에 의한 통행속도 향상과 함께 유류비 절감 등 교통혼잡비용 감소, 그리고 연간 1만5599톤의 이산화탄소 감소 등 온실가스 배출저감 효과(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분석)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시의 승용차요일제 시행 10년을 되돌아보면 더욱 적극적인 승용차이용 억제 및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흔히들 대전은 교통여건이 좋다고 말하는데 타 도시에 비해 막히는 도로가 적고 자가용 이용이 편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있고, 도심 주차난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편하게 자가용을 이용해 오던 시민들은 이 같은 교통체증을 못 견뎌한다.

자동차는 매년 8000여 대씩 급증하는데, 도로를 새롭게 조성하고 확장 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도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은 날로 높아지고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 모두가 불편해진다. 우리시의 대중교통수단분담률이 최근 5년간 24-25%대 수준에 머물고 있고 승용차이용률이 61%대 수준인 현실은 건강한 녹색도시 조성과는 아직도 거리가 있다.

더욱이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및 운영에 따른 교통대책도 절실하다. 올 연말까지 실시설계, 사업계획 승인 등 모든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착공,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트램은 총 연장 37.8㎞의 순환선으로, 시내 주요간선도로에 노면전차인 트램이 달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만큼 교통량 감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 시는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이용이 더욱 편리한 도시를 만들어나가고, 시민들은 자가용 승용차 운행을 줄이며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 오는 6월 1일부터 전면 재개되는 승용차요일제 참여는 바로 '쾌적한 도시 대전'을 위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도시경제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대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는 '도시의 승리'라는 저서에서 "진정한 도시의 힘은 사람으로부터 나오고, 대중교통이 발달되고 활성화된 도시가 성공한 도시의 공통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도시 구성원의 참여와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의 연관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맑고 푸른 '녹색대전'을 물려주고 싶다면 지금부터 실천해야 한다.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쾌적하고 건강한 도시 대전을 다함께 그려보자. 시민 모두의 참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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