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통 큰 투자

진광호 기자 2022. 5. 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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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부국장

삼성·SK·현대차·LG·롯데·한화·두산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최근 앞다퉈 역대급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들 대기업들의 투자규모는 900조 원를 넘어 1000조 원에 가깝다는 것이 재계의 전망이다. 무엇보다 투자액 중 국내 규모가 7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각 그룹이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 발표하게 된 것은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인공지능, 모빌리티, 화학, 방산, 우주항공 등 국가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공장들이 폐쇄와 생산재개를 거듭하면서 공급망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생산 안정성이 입증된 국내를 최첨단 산업의 본거지로 삼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현재도 중국 상하이는 전면 봉쇄로 인해 자동차를 비롯한 부품 산업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분명 대기업들의 대규모 국내 투자를 두 팔 들어 환영할 일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이다.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교통체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마당에 다시 대규모 투자가 수도권으로 집중된다면 암울한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가 화두가 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외려 수도권 집중현상은 가중되고 있다. '지방소멸'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마당에 이제 대기업들도 지방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물론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전문인력 양성과 정주여건, 기반시설 등 수도권 못지 않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현재 대부분의 시설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지방으로 눈을 돌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균형발전이냐, 수도권 집중이냐는 국가적 대사의 마지막 갈림길이라는 것을 한국의 기업으로써 잊지 말아야 한다. 기업들의 통 큰 투자만큼 통 큰 결정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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