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지영 "'고양이를 부탁해' 후 21년..열심히 버텼죠" [인터뷰]
배우 옥지영(42)이 소리 높여 웃는다. 환한 미소가 2001년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 당시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어느 새 21년이 흘렀다. 배두나·이요원과 함께 그린 20대의 이야기로 수많은 청춘들을 위로하는 사이에 “깜짝 놀랄 만큼 빠르게” 지났다.
그는 “여전히 데뷔작의 힘을 느낀다”고 돌이켰다. 지난해 가을 20주년을 맞아 영화가 재개봉하고,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에 공개되면서 꾸준히 화제가 됐다. 이를 통해 새롭게 영화를 접한 20대 관람객들이 부쩍 늘었다.
“인생의 행운”과도 같은 대표작이 새삼 회자되면서 그 또한 “용기”를 냈다. 최근 주연한 옴니버스 영화 ‘나의 사람아’를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내놨다. 극중 치매 걸린 아버지를 모시는 딸을 연기해 주목 받고 있다. 직접 전북 전주를 찾아가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축제 분위기”도 한껏 느끼고 왔다.
옥지영은 “영화에 대한 나의 ‘짝사랑’이 식지 않았음을 느끼는 요즘”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아래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나 그와 나눈 인터뷰 일문일답.
Q. ‘나의 사람아’는 어떤 의미인가.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됐어요. ‘내가 이래서 연기를 하고 싶었지’라고 생각해요. 옴니버스 영화에서 ‘파인벨’ 편의 주인공을 연기했는데, 연출하신 정흥순 감독님이 ‘당신 덕분에 영화가 빛났다’는 칭찬을 해주셨어요. 덕분에 ‘한 번 이 길을 다시 걸어볼까’하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가지게 됐어요.” Q. 생각이 많은 시기였다고. “네, 맞아요. ‘고양이를 부탁해’로 데뷔해 21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스스로에 대한 원망을 느꼈어요. 계속 짝사랑해온 상대가 반응을 안 해주면 지치잖아요. 저 또한 오랫동안 열심히 했는데 이리저리 잘 안 됐어요. 좋은 일도 분명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내 길이 아닌데 계속 걸어온 거 아닌가 싶었죠. 기나긴 짝사랑에 지쳐 화가 무진장 났던 찰나에 ‘고양이를 부탁해’가 재개봉하고, ‘파인벨’을 찍게 됐어요. 그러면서 감독님을 비롯한 주변의 칭찬을 받으면서 내가 20년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Q.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게요. 제가 대견해요. 때려 치고 싶었던 적은 많아요. 28살 무렵엔 승무원에 도전하려고 토익 공부도 해봤어요. 정말 웃긴 게, 연기에 정이 떨어져서 접으려고 하면 때맞춰 딱 일이 들어오는 거예요. 연기가 저를 붙잡는 것 같았어요.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 지금이 됐으니 따지고 보면 잘 버틴 것도 아니죠. 항상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여기까지 달려온 게 장한 일이죠.”
Q. 데뷔 직후와 지금을 비교해보자면. “연기를 시작하자마자 ‘대표작’을 만난 건 운이 좋았어요. 다만 바뀐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21살인 당시에는 시간에 따라 제가 많이 달라질 줄 알았어요. 지금쯤이면 가정을 꾸릴 거라 믿었죠. 하하! 하지만 그 때 했던 고민들을 여전히 안고 살아가요. 저만이 아니에요. 대부분이 아마 이럴 거예요. 인생이 원래 이런 거구나, 싶죠.” Q.20대 청춘들에게 조언해 달라. “‘고양이를 부탁해’가 최근 업데이트된 OTT 댓글창을 보니 요즘 20대 이용자들이 ‘공감한다’는 댓글을 줄줄이 달았더라고요. 아마도 영화에 달고, 시고, 떫은 20대의 모든 순간이 담겼기 때문 아닐까요. 그때 모습을 보니 얼마나 예쁘던지. 정말 싱그럽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지금의 내가 가장 예쁘다는 사실을 꼭 말해주고 싶어요. 예순 살이 된 제가 ‘파인벨’을 보면 ‘어머, 나 어쩜 저렇게 상큼했니?’라고 분명 생각할 거예요.” Q.현실적이 된 지금 꿈꾸는 미래는? “누군가의 앞에 섰을 때 주눅 들지 않는 저를 꿈꿔요. 그리고 언젠가는 영화제 무대에서 상을 타서 수상소감을 꼭 말할 거예요. 연기를 하면서 ‘넌 아니야’라던가 ‘잘 될 줄 알았는데’라는 핀잔을 때때로 들었어요. 트로피를 들고 그들을 향해 ‘당신이 틀렸고, 제가 맞았네요’라고 말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Q.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찍은 몇 편의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요.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독립영화나 단편영화도 계속 찍고 싶어요. 아직 보여줄 게 많아요. 그게 저의 유일한 장점이자 계속 연기를 하는 이유죠. 그렇게 가다 보면 또 알아요? 윤여정 선생님처럼 예순 넘어 할리우드에 가게 될지.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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