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지구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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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고층 빌딩에 숨어 산다.
시스템이 붕괴된 도시, 황폐해진 세계에는 쓰레기 더미가 가득하고 쥐들이 활개친다.
사람들은 쥐를 피해 숨어들었다.
뉴욕에만 4만명의 인간이 고층 빌딩에 숨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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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l 열린책들 l 각 권 1만6800원
사람들은 고층 빌딩에 숨어 산다. 함부로 땅에 발을 딛지 못한다. 전쟁과 테러에 감염병까지 겹치며 인류는 8분의 1로 줄어들었다. 시스템이 붕괴된 도시, 황폐해진 세계에는 쓰레기 더미가 가득하고 쥐들이 활개친다. 사람들은 쥐를 피해 숨어들었다. 뉴욕에만 4만명의 인간이 고층 빌딩에 숨어 살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행성>은 이런 상황에서 고양이들의 활약을 그린다. 주인공 고양이는 베르베르의 전작 <고양이>와 <문명>에 이어 <행성>에서도 맹활약하는 ‘바스테트’. 쥐들이 없는 세상을 찾아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파리를 떠나 신세계로 향하는데, 바스테트 일행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알 카포네’가 이끄는 쥐 군단의 공격을 받는다.
102개의 인간 집단을 대표하는 총회에서는, 핵폭탄으로 쥐를 박멸하자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강경파가 득세한다. 바스테트는 103번째 대표 자격을 요구하지만, 인간은 고양이를 무시할 뿐이다. 바스테트는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활약한다.
<행성>은 <고양이>, <문명>에서 이어지는 완결편이다. 쥐떼에 맞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고양이들은 전쟁과 테러로 자기 파괴적 행위를 일삼는 인간을 능가한다.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고양이와 손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우화는 무척 교훈적이다.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일까? 인간이 만든 쓰레기 더미에서 나타난 쥐떼일까, 지구를 망가뜨린 데서 멈추지 않고 자기 파멸의 길로 돌진하는 인간일까? 힘의 대결에서 벗어나는 순간 폭력은 사라질 것이라고 믿고 공존과 화해의 길을 모색하는 한 마리 고양이일까?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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