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꿈꾸는 대로 사는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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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昭潭)은 사리에 밝고 마음이 깊은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을 담은 책방지기의 필명이다.
어디에 터를 잡을까, 어떤 책을 고를까, 어떻게 공간을 꾸밀까라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게 만드는 꿈을 꾼 지 5개월, 따스한 봄바람 속에 뽀얀 속살을 수줍게 드러낸 벚꽃이 만개한 2021년 봄날, 나는 용기 내 따뜻한 시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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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昭潭)은 사리에 밝고 마음이 깊은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을 담은 책방지기의 필명이다. 소담쓰담은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어루만져주는 공간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다들 힘든 한 해를 보낼 때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며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던 어느 날, 비로소 나는 나의 제2의 인생으로 책방지기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찾아온 <미래의 서점>이라는 책 한 권.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는 소제목에 마음이 끌렸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왜 책방을 하고 싶은지,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책방지기의 꿈을 구체화시켰다.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책 <모모>에 나오는 글처럼 내가 꿈꾸는 책방은 독자가 책방이라는 공간에 머물며 천천히 자신만의 시간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곳이다. 빠름이 넘치는 세상에서 조금은 거북이걸음이지만 나는 나만의 속도로 책방지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사람과 책, 사람과 공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곳. 다양성이 존중받는 공간. 신선하고 창의적이며 친근하고 때론 아무 문턱도 없는 주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 내 취향과 속도대로 천천히 시도해 나가는 곳. 소통하고 교류하고 새로운 영감을 나누는 공간이 내가 바라는 책방의 모습이었다. 어디에 터를 잡을까, 어떤 책을 고를까, 어떻게 공간을 꾸밀까라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게 만드는 꿈을 꾼 지 5개월, 따스한 봄바람 속에 뽀얀 속살을 수줍게 드러낸 벚꽃이 만개한 2021년 봄날, 나는 용기 내 따뜻한 시도를 시작했다.
동네책방 소담쓰담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호기로운 마음 하나만으로 책방을 열었지만, 손님이 오는 날보다 텅 빈 책방을 지키는 날들이 더 많았다. 그래도 행복했다. 나에게 책방은 힘들고 지친 나를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두 명씩 같은 마음의 결을 가진 사람들이 책방을 찾아와 좋은 벗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2021년 나는 책방을 통해 좋은 벗들을 만나며 조금씩 단단해져갔고 2022년에는 책방에서 많은 시도를 해보겠다고 결심했다. ‘2022년은 뭐든지 도전해 보는 한 해’를 꿈꾸자 또 기적처럼 좋은 인연들과 기회들이 찾아와 책방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다.
책은 언제나 등대처럼 내 삶의 길을 밝혀준다. 그리고 나를 꿈꾸게 한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인생에서 만난 가장 힘든 시기를 버텨낼 수 없었을지 모른다. 꿈꾸지 않았다면 삶을 살아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책과 책방은 나를 살게 하고 꿈꾸게 하는 곳이다. 이 공간이 삶에 지치고 꿈을 잃은 누군가가 찾아와 함께 삶을 이어가고 꿈꿀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쉼이 필요할 때, 벗이 그리울 때, 따뜻한 차 한 잔이 생각날 때면 언제라도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그곳에는 언제나 환하고 밝은 미소로 소담지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한동안은 이 자리에서.
울산/글·사진 소담쓰담 책방지기 정민희
소담쓰담
울산 남구 삼호로25
instagram.com/minxi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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