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훼손·여성 2명 살인 강윤성..검찰, 사형 구형

작년 8월 여성 살인 후 전자발찌 끊고 또 다른 여성 살해
강도살인·살인 등 7개 혐의..검찰 "재범 우려" 사형 구형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여성들 범죄 대상으로 삼아"

지난해 9월 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강윤성.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2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이종채)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강도살인, 살인, 사기, 공무집행방해,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윤성(57)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강윤성은 지난해 8월 26일 자신의 자택에서 여성 A씨를 살해 후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절단한 뒤, 같은 달 29일 또 다른 여성 B씨를 차량 안에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강윤성은 살인 범행 전인 지난해 7월 27일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지불 능력이 없는 핸드폰을 할부로 구입한 뒤 중고로 팔아 현금을 마련한 혐의도 받는다.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른 뒤 경찰에 자수한 강윤성은 유치장에서 경찰관을 때려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법정에서는 유치장에서 자신에게 도포를 주기 위해 문을 연 경찰관을 때려 눕히는 폐쇄회로(CC) TV 장면이 공개됐다.

강윤성은 이날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들은 뒤 계획적 범행을 부인했다. 강윤성은 “이 사건 관련해 다른 생각이 있었다면 피해자들의 금품을 다른 방법을 이용해서 강취를 했을 것”이라며 “순간적이고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윤성은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뒤에 피해자 A씨의 카드 등을 이용해 휴대전화을 구입해 현금화했다. 이어 첫 범행을 저지르기 전 구입한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도주하고 두 번째 피해자를 만나 다시 또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에 따르면 강윤성과 피해자들은 모두 면식 관계였다. 강윤성은 자신에게 2290만원가량을 빌려 준 B씨에게 채무 변제를 독촉을 당하자 이에 압박을 느껴 금액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윤성은 범행 동기에 대해 “피해자 B씨를 사랑했다. B씨에게 돈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제가 돈을 줬던 A씨를 만나 돈을 달라고 하거나 강제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마련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측은 “강윤성은 계획적이고 잔혹하게 여성들을 살해했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억울함을 수사기관과 사회에서 찾으며 책임을 전가했다.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거라는 것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식칼과 절단기 등을 몰수함과 동시에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중대한 범죄 전력이 수회 있고, 원한 관계 없이 경제적 관계만 있는 피해자들을 살해한 점, 범행의 계획성, 잔인함과 포악한 점, 피해자 유가족들 엄벌이 탄원한 점을 고려해 달라”며 “무고한 생명을 빼앗고 석방되면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윤성 측 변호인은 “자수하며 범죄를 인정하는 점, 살인에 이른 세부 경위에 대한 주장이 일부 다르지만 후회와 자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참작을 요청했다.

강윤성은 최후 진술에서 “17살인 1982년부터 2022년까지 40년의 기간 중 교도소에서만 36년을 살았다”며 “범죄 예방 같이 공익적인 활동을 하려 했으나 출소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말 지금까지 나를 믿어주고 진정 사랑해 준 단 한 사람만 있었어도 이 자리에 있었을 것 같지 않다”며 “앞으로 죽을 때까지 뉘우치며 살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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