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장악 정당의 폭주와 표류, 나라의 우환이 되고 있다
민주당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대선 패배 이후의 당에 대해 “내로남불도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반복되고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 정치도 심각해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다른 당 지도부 의원들은 “상의하고 발언하라” “개인 자격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갔다. 박 위원장이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정말 많이 잘못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하겠다”고 하며 ‘586세대(운동권) 의원 용퇴론’까지 언급한 이후 당 내분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박용진 의원 등 일부만 “솔직하고 직선적인 사과를 통해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 의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며 박 위원장을 옹호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선 패배 직후 ‘잘못했다’ ‘달라지겠다’며 반성문을 올렸지만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지,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지 내용이 없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한 대선 후보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이 말을 한 지 두 달 만에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방탄용 출마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도 이 전 지사와 함께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사람이다.
168석으로 국회를 완전히 장악한 민주당은 대선 패배 직후 국민 60% 이상이 반대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도 강행 처리했다. 이 법은 문재인 정권 범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것이다. 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을 지낸 3선 박완주 의원은 보좌진에 대한 성범죄로 당에서 제명됐다. 작년 12월 벌어진 일인데 대선이 지날 때까지 다섯 달이나 감췄다. ‘짤짤이’ 거짓말을 한 최강욱 의원에 대한 당 징계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민주당 자치단체장들의 성폭력 사건으로 당이 그렇게 고통을 겪었는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의석수는 구성원들의 품위와 균형감, 절제력에 비해 과도하다. 품위와 절제가 부족한 힘은 폭주로 이어진다. 그 결과로 5년 만에 정권을 잃었다. 그래놓고도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모른다. 이런 식이면 다음 총선까지 앞으로 2년은 우리 국회의 흑역사가 될 수 있다. 국회가 잘못되면 민생과 경제, 정치와 안보가 다 잘못될 수 있다. 지금의 민주당은 나라의 우환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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