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쌀값만 왜 하락

이은정 기자 2022. 5. 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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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벼를 재배해 쌀을 먹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시대라고 한다.

삼국시대에는 쌀로 밥을 지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에는 부를 가늠하는 척도나 화폐로 활용됐다.

흰쌀밥은 혈당을 급격히 높일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은 복부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한다.

반면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에서 파는 쌀이나 즉석밥 값은 오히려 올랐으니 정부의 쌀 추가 수매 조치는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이라며 반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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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벼를 재배해 쌀을 먹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시대라고 한다. 삼국시대에는 쌀로 밥을 지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에는 부를 가늠하는 척도나 화폐로 활용됐다. 조선 창업 이후 권농정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쌀 생산이 늘면서 주식이 됐다. 한국인의 삶은 쌀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1960년대 국민 대다수가 주린 배를 달래며 보릿고개를 넘을 때 인사말은 “밥은 먹었느냐” “진지드셨냐”였다. 고 김지하 시인은 “밥은 하늘”이라면서 “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에 하늘을 몸속에 모시는 것”이라고 했다.


먹을 게 변변찮았던 시절에는 밥 잘 먹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었다. ‘밥심(힘)에 산다’ ‘밥이 보약이다’는 말 그대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쌀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30년 전의 절반 수준인 56.9㎏이었다. 소득이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까닭이다. 흰쌀밥은 혈당을 급격히 높일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은 복부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한다. 또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경향 때문에 밥 대신 빵 같은 간편식 소비가 늘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밥맛’은 ‘밥의 맛’ ‘밥이 먹고 싶은 마음’이란 사전적 의미보다 ‘재수 없다’는 뜻으로 더 널리 쓰이고 있다. 어쩌다 우리의 주식인 쌀이 이처럼 천덕꾸러기가 됐는지 모를 일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세계 곡물가격 상승이 가파르지만 국내 산지 쌀값은 크게 하락했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으로 한 포대(20㎏)에 4만6538원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16.7% 내린 수준으로 2018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이는 지난해 쌀 생산량이 388만t으로 1년 전보다 10.7%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물량(40만8700t)이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급식 소비량이 줄어든 탓도 크다. 이처럼 쌀 소비는 줄고 있으나 생산은 변함이 없어 가격 하락을 부추긴 셈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쌀을 추가로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에서 파는 쌀이나 즉석밥 값은 오히려 올랐으니 정부의 쌀 추가 수매 조치는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이라며 반발한다.

구조적 공급 과잉을 줄이기 위해서는 쌀 재배면적 감축, 논의 타작물 재배에 대한 농가 지원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연례적으로 반복되는 쌀값 등락을 안정화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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