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관련 내용 1도 없는' KOVO 워크숍..프로그램보니 '안타깝다'

입력 2022. 5. 27. 03:03 수정 2022. 5.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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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아니 워크숍에 배구관련 토론 한번 없는 게 워크숍입니까?”

한국배구연맹(KOVO)는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강원도 홍천 대명 소노 비빌디파크에서 ‘통합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는 남녀 14개팀 감독과 사무국장, 심판진 등 현장에서 직접 뛰는 배구인들이다.

이들은 사전배포된 워크숍 스케줄을 보고 “뭐지?”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고 한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이번 워크숍에 관련된 일정표를 들여다봤다.

제목은 ‘2022 KOVO 통합워크샵’이며 오전 10시부터 현장에서 워크숍이 시작된다. 시간대별로 프로그램을 자세히 소개한다. 자세히 소개한 이유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

우선 오전 10시반에 ‘일정 안내 및 인사말씀’을 시작으로 워크숍이 시작됐다. 10시40분부터 두시간 동안은 ‘도핑방지교육 및 윤리교육’이 이어졌다.

점심식사 후에는 오후 2시부터 한시간 반동안 외부초청강연이 진행됐다.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이라는 주제로 노엘라(바이올리니스트)가 강연자이다.


그리고 오후 4시부터 분임 강의가 이어졌다. 이 분임 강의의 주제는 배구가 아니라 '와인의 이해’이다. 대한항공 서비스 아카데미팀에서 나와서 와인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저녁이후에는 휴식이다.

이틀째인 27일, 오늘에는 오전 6시부터 체육행사가 진행된다. 체육행사는 두 파트로 나뉘었다. 오전 6시에 진행되는 '체육행사'는 골프다.

오전 8시반부터 진행되는 행사는 비골프파들을 위한 하이킹을 준비했다. 약 1.5km를 1시간 가량 걷는다. 그리고 점심식사후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일정표를 자세히 소개한 것은 이유가 있다. 분명히 프로배구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이 주최한 워크숍인데 '배구관련’ 일정이 단 한개도 없다. 그렇다보니 많은 감독들이 불참했다.

한 개가 있다면 ‘도핑방지교육 및 윤리교육’이다. 선수들에게 이 도핑 방지와 윤리교육 정말 중요하다. 한순간의 일탈로 선수생명이 끝이 날수도 있기에 좋은 프로그램이다.

나머지는 앞에서 보여준 스케줄대로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배구인들도 와인도 알아야 하고 다양한 상식과 지식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왜 KOVO주최 워크숍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인‘배구 관련’일정은 한 개도 없느냐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워크숍을 참가하게 된다. 사실 워크숍을 한다면 짜증이 난다. “분임토의를 통해서 건의를 하면 뭐하냐? 위에서 뭉개버리는데” “워크숍은 핑계고 술이나 왕창 마시겠지?” 등등 불만부터 나온다.

그래도 워크숍을 하는 이유는 분임 토의나 전체 회의를 통해서 ‘조직 구성원들의 고충’‘회사가 나아가는 방향’ 등등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발전 방안을 찾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번 KOVO의 워크숍은 정말 그냥 '힐링 캠프'이다. 처음부터 ‘코로나 19시대에 지친 배구인들을 위한 힐링캠프’라고 했으면 '그래, 그래도 배구인들을 위해 고민을 했네'라고 이해가 간다.

지금 프로배구 뿐 아니라 각 사회 조직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거나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KOVO는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는 지 의심스럽다. 코로나 발생전 워크숍 때는 감독들이 분임 토의를 하면서 배구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발표하는 등 나름대로 워크숍 다운 면모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 워크숍은 그냥 좋게 말해 '힐링 캠프'이다. 그만큼 KOVO의 마인드가 안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지난 4월 단장들도 워크숍을 진행했다. 조원태 KOVO총재도 참석했다. 이때도 배구관련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골프가 주목적이었다”는 것이 한 참석자의 전언이었다.

단장 워크숍에서 '배구관련 이야기는 언제 했느냐"는 질문에 KOVO고위관계자는"호프집 미팅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오갔다“고 주장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이번 감독-사무국장-심판등이 참석한 통합워크숍도 단장 워크숍의 연장선일 뿐인 것 같다. '태평성대'를 즐기고 있는 커미셔너 사무국의 안이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워크숍이어서 안타깝다.

[워크숍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중 하나인 와인의 이해를 듣고 있다. 사진=홍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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