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관 박순애, 복지 김승희, 식약처장 오유경..모두 여성

이우림 입력 2022. 5. 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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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57) 서울대 교수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출신인 김승희(68) 전 의원을 지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엔 오유경(57) 서울대 약학대학 학장이 내정됐다. 그간 내각의 ‘남성 편중’ 지적을 의식한 듯 이번엔 모두 여성이 후보에 올랐다. 특히 김승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될 경우, 앞서 임명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보건복지 분야 수장은 모두 여성이 맡게 된다.

김승희 후보자는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미국 노터데임대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역임했으며, 20대 국회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과 코로나19 특별대책위원회 간사직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해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로 현장과 정부, 국회에서 쌓아온 경륜과 전문성이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훌륭한 사람이 많은데,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과 한국약제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남성 편중’ 지적에 여성 우선 방침세워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각 인사가 남성에 편중됐다는 외신 기자의 지적에 “(여성들에게)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18개 부처 중 남아 있는 2개 부처는 여성을 우선 발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후보자 지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들은 반발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내고 “많은 국민은 김 후보자를 ‘문재인 대통령은 치매 초기증상’이라는 경악을 금치 못할 ‘정치혐오를 불러오는 막말 정치인’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 내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의원 시절이던 2019년 10월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건망증은 치매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 전용 기록관 건립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개별 대통령 기록관을 짓는다는 보도에 ‘대통령이 불같이 화냈다’는 청와대 대변인 발표가 있었는데, 그 전에 국무회의에서 전용 기록관 건립 계획을 대통령이 직접 심의·의결했다”며 “그 국무회의에 복지부 장관님도 계셨는데 이쯤 되면 대통령 주치의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장관도 대통령의 기억력을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고, 김 의원은 “대통령을 치매 환자라고 지칭한 적이 결코 없다”며 반박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지명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공·행정 성과 관리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교육 분야와는 접점이 부족해 의외란 반응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26일 박 후보자를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을 역임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경영평가 단장을 맡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부산 출신인 박 후보자는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교수로 일했으며, 2020년에는 여성 최초로 한국행정학회 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1월 13일에는 한국행정학회·한국정책학회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윤 후보에게 공직자의 정치 중립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정부 활동도 꾸준히 참여해 왔다. 열 차례 이상 기재부의 공기업경영평가단에 참여했으며, 환경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다.

박순애, 교육계와 접점 없어 ‘깜짝 인사’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교육계에선 ‘의외의 인선’이라는 반응이다. 박 후보자가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행정안전부나 환경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적은 있지만 교육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또 앞서 임명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국무조정실 관료 출신이라 장관과 차관이 모두 교육과는 접점이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교육단체 관계자는 “유·초·중 등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차관에 이어 장관도 교육 현장 이해가 부족하면 결국 교육 홀대론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박 후보자 지명 사유로 ‘교육행정의 비효율 개선’을 꺼낸 만큼 박 후보자가 취임하면 교육부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날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비교육자를 차관에 이어 장관까지 임명하겠다는 심사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우림·이후연·장윤서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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