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우리들의 문어 선생님

2022. 5. 2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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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나의 문어 선생님'이라는 영화를 봤다.

크레이그는 남대서양 바닷속을 잠수하며 매일 문어 한 마리를 관찰한다.

이제 이 문어와 크레이그는 서로 알아보고,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

분명한 건 이제부터는 문어를 먹지 못하거나, 먹더라도 이 영화 속 문어가 떠오를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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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나의 문어 선생님’이라는 영화를 봤다. 크레이그는 남대서양 바닷속을 잠수하며 매일 문어 한 마리를 관찰한다. 처음에는 다양한 은신술로 경계하던 문어는 어느새 크레이그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다가오고, 따라와 가슴에 안기기도 하고, 장난도 친다. 이제 이 문어와 크레이그는 서로 알아보고,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 그렇게 약 1년간 이 문어의 삶을 지켜보고 교류한 크레이그는 문어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았고, 다른 동물에게도 관심을 가지며, 결국 모든 생명은 가치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야생동물과 자연을 통해 인간도 자연의 일원이라는 것을 배운 크레이그는 현재 잠수부 단체를 설립해 해양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처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름다운 바닷속 영상에 매료되고, 나중에는 문어와의 이야기에 웃고 울게 된다. 또 문어도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하며 놀이하고 탐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어가 인지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알아도, 이렇게 사랑스럽고 경이로운 동물인지는 몰랐다. 분명한 건 이제부터는 문어를 먹지 못하거나, 먹더라도 이 영화 속 문어가 떠오를 것이라는 사실이다.
문어는 인지능력 외에도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최근 영국은 문어, 랍스터 등 고통을 느끼는 일부 무척추동물(두족류, 십각류)을 동물복지법상 보호 대상으로 확대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스위스는 2018년 갑각류를 산 채로 요리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했고, 이탈리아 대법원은 2017년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얼음 위에 올려둔 식당에 2000유로(약 27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동물을 먹는다 하더라도 동물들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직 척추동물만을 보호 대상으로 하는, 이조차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파충류, 양서류 및 어류에는 법을 적용하지 않는 우리 동물보호법과 차이가 크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동물의 고통과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더 많이 높여가야 할 이유이다.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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