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의플랫폼경제] 루나 사태로 본 디지털자산감독원

2022. 5. 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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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스탠퍼드대 출신 권도형 대표가 만든 스테이블 코인 '루나'는 하루 새 97%, 일주일 새 99% 폭락했다.

시가총액 50조원을 바라보며 전 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던 루나 코인은 일장춘몽이 됐다.

지금의 루나 사태를 이해하려면 스테이블 코인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1코인 가치를 1달러로 고정해 해당 스테이블 코인 운영사는 항상 1코인을 1달러만큼의 가치로 환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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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가상자산 일주일새 99%이상 폭락
투자자 보호법 전무.. 관리감독기관 절실
5월 12일 스탠퍼드대 출신 권도형 대표가 만든 스테이블 코인 ‘루나’는 하루 새 97%, 일주일 새 99% 폭락했다. 시가총액 50조원을 바라보며 전 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던 루나 코인은 일장춘몽이 됐다. 필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암호화폐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20세기의 폰지, 21세기의 유사수신행위와 비슷하다고 그 위험성을 지적해 왔다.

지금의 루나 사태를 이해하려면 스테이블 코인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이는 특정 코인 단위당 실물 법정화폐 가격을 유지해 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1코인 가치를 1달러로 고정해 해당 스테이블 코인 운영사는 항상 1코인을 1달러만큼의 가치로 환전해 준다. 따라서 회사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1코인당 1달러가 유지돼야 하며 만약 이것보다 낮아지면 무한정 손해를 보게 되니 이 1코인당 1달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페깅(Pegging)이라 한다.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중앙은행의 법정화폐는 금리정책을 통해 화폐의 가치와 유동성을 조절해 안정성을 꾀한다. 하지만 권 대표는 페깅을 활용해 루나와 테라 두 가지 화폐로 안정성을 제공하고자 했다. ‘테라스테이션’이라는 지갑을 통해 1테라를 1달러로 바꿔주는 것이 아니고 1달러 가치를 가진 루나로 바꿔주며 페깅을 시도했다. 알고리즘상 1테라는 항상 1달러 가치의 루나와 교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테라를 루나로 바꾸는 것은 교환 시점의 루나 시세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1테라 가격이 0.1달러로 떨어지면 거래자는 1테라를 구입해 테라스테이션에서 1달러어치 루나로 바꿀 것이다. 이 경우 구매자는 0.9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고, 해당 과정이 반복되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테라 가격은 균형가격으로 이동할 것이고 결국 1달러로 수렴하게 된다. 만약 테라 가격이 2달러로 오르면 거래자는 1달러어치 루나를 구입해 1테라로 바꾸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매자는 1달러의 이익을 보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다시 1테라는 1달러로 균형가격을 찾아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균형가격점을 찾아 안정적으로(스테이블) 운영된다면, 해당 코인 참가자들의 참여 동기를 유발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 테라·루나는 ‘앵커 프로토콜’이란 장치로 투자자가 해당 디파이(탈집중화) 플랫폼에 참여할 동인을 마련했다. 이는 테라를 예치하는 것만으로도 연 20%의 이자를 보상해주거나, 아니면 루나를 담보로 잡고 테라를 빌려 예치할 수도 있다. 테라를 직접 예치할 경우 연이율 20%라는 안정적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있고, 루나를 담보로 테라 대출을 받을 경우 루나 가격이 오르면 이익을 보게 된다. 앵커 프로토콜만으로도 참여자들의 동기를 유발시켜 루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시장은 조그마한 틈새도 놓치지 않았다. 현재까지 제도적으로 정립이 안 된 디지털 자산의 경우 투자자를 보호할 방법이 전무하다. 투자의 책임은 온전히 투자자 자신이 져야 한다. 향후 루나 사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부 시장 참여자들의 탐욕을 제어할 수 있는 관리감독기관이 필요하다. 디지털 자산시장을 관리하는 역할은 기존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시장을 제일 잘 이해하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감독원’이 맡길 기대한다.

이상근 서강대 게임·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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