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중소기업과 상생을

2022. 5. 2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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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의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물가 급등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와 에너지 가격 불안정까지 겹치며 산업계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이런 악조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전기요금 동결 등 다양한 방안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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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의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물가 급등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와 에너지 가격 불안정까지 겹치며 산업계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이런 악조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전기요금 동결 등 다양한 방안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다.

이에 앞서 중소기업계는 지난해 12월 입장문 발표를 기점으로 제조원가 대비 에너지 비용이 높고 가격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뿌리산업 보호를 위해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도 개선을 통한 전기요금 감면, 전력산업기반기금 한시적 면제 또는 인하 등을 담은 ‘중소기업 전용(차등) 요금제’ 도입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김진호 광주과학기술원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은 특성상 중소기업계의 요구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전용 요금제’ 도입을 통한 지원으로 중소기업계의 요금 부담은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겠지만, 전기요금의 가격 기능이 약화해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더욱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전 세계적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 결이 다를 수 있고, 전기요금 교차보조에 따라 전 국민이 부담을 떠안을 수 있어 지속가능한 지원 방안으로 보기도 어렵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자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고착화한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탈피할 수 있도록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전은 중소기업계가 에너지 소비 효율 개선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기술적·제도적 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전력수요의 시·공간적 분산 유도로 전력 소비를 최적화하는 한편, 노후화한 저효율 설비의 고효율 전환을 위한 기술 투자 및 설비 구축 지원 등 다각적이고 촘촘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경영여건상 효율 개선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계를 위해 한국전력의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업종·규모별 에너지 소비 실태를 진단하고, 최적의 전력 소비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실증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원가보다 저렴한 현행 전기요금 체계로는 이러한 지원도 중소기업계의 에너지 소비 효율 개선의 관심과 투자를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어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 중장기적으로는 올바른 가격 시그널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원가 중심의 전기요금 정상화가 요구된다.

이를 통해 전력사용량의 55%를 점유 중인 산업계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에너지 소비 효율 개선을 유도하게 되면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대비 2배 이상 높은 전력 소비 원단위(2019년 기준 0.39㎾h)가 개선될 것이다. 그러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고, 전 세계적 에너지·자원 무기화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물론 에너지 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기요금 정상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점진적인 현실화 계획을 고민해 볼 시점이다.

김진호 광주과학기술원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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