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몸과 마음 살리며 통일춤 덩실덩실 추었던 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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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두루마기 자락 휘날리며 한 시대를 살다 간 고 해관 장두석 선생의 평전이 출간됐다.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안오일씨가 쓴 <장두석 평전-겨레의 몸과 마음 살리며 통일춤 덩실덩실> ( <전라도닷컴> 출간)은 현대사 굽이굽이 헤쳐간 고인의 당당한 풍모를 보여주는 일화들로 가득하다. 전라도닷컴> 장두석>
고인은 분단 비극의 한복판에서 '소년 빨치산' 활동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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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빨치산과 박현채 조우'부터
'불화했던 이들과 눈물로 해원' 등
안오일 작가 '흥미로운 일화' 엮어
흰 두루마기 자락 휘날리며 한 시대를 살다 간 고 해관 장두석 선생의 평전이 출간됐다.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안오일씨가 쓴 <장두석 평전-겨레의 몸과 마음 살리며 통일춤 덩실덩실>(<전라도닷컴> 출간)은 현대사 굽이굽이 헤쳐간 고인의 당당한 풍모를 보여주는 일화들로 가득하다.
1938년 화순 이서면 장학리 학당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강점기와 분단, 독재시대를 거치며 겪은 그는 평생 농민, 빈민, 환경, 민주화, 통일운동을 펼치다가 2015년 작고했다. 고인은 분단 비극의 한복판에서 ‘소년 빨치산’ 활동을 했다고 한다. 1950년 7월 인민군이 밀고 내려온 뒤 마을 소년단에 들어간 고인은 단장을 맡았다. 그는 그해 10월께 이서면 보월마을에서 ‘소년 빨치산’ 고 박현채 선생(1934~95)을 만났다. 훗날 ‘민족경제론’으로 이름을 얻었던 재야 경제학자 박현채는 그때 540지구대 사령부 연락병이었다. 그는 소년 두석에게 “너는 앞으로 무등산을 지키는 두목이 돼라”고 말했다고 한다. 군경 토벌대에 붙잡혀 광주로 이송된 소년 두석은 다행히 9일만에 풀려나 고향 마을로 돌아왔다.
1980년 5·18 땐 신군부의 광주 ‘공격’을 막기 위해 수습대책위원회 재야인사들과 함께 ‘죽음의 행진’에 동참했다. 그해 5월27일 새벽 금남로의 와이더블유씨에이(YWCA) 건물에서 탈출한 그는 그해 6월 505보안대로 끌려갔다. 그는 5·18 수괴로 영창에 온 정동년씨에게 “우리의 정당성과 전두환 괴수를 몰아내자는 의지로 버텨붑시다”라고 격려했다. 군사재판 최후 진술 때도 그는 “우리가 재판받을 이유가 없다. …‘개두환’(전두환)이가 받아야지”라며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군사법정에서 12년형을 선고받고 사면·석방된 고인은 이후에도 오월 투쟁을 계속했다.
“자기 몸은 자기밖에 못 고치는 거여! 자기 자신이 자연과 더불어 고쳐나가는 것이제.” 장 선생은 소년시절 간 질환과 폐수종을 앓다가 산에 들어가 단식과 생채식 등으로 완치되는 ‘자연의학의 힘’을 체험했다. 1970년대부터 자연건강대학을 시초로 시작한 ‘민족생활학교’에서는 200회에 걸쳐 4만여명이 참여해 생활건강법을 배웠다. “장두석 선생이 했던 모든 운동의 바탕에 자리한 것은 민족주의였다. 단군 숭모 사상과 북녘돕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도, 2003년 개천절에 백두산 천지에서 통일 기원제를 지냈던 것도 민족주의에서 연유한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과 불화했던 사람들에게 연락해 눈물로 해원을 했다. “다 용서하시게. 안 좋았던 일들 다 풀고 이해해 주게나.”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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