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건설노조위원장, 아들 충청지부 지회장 세우며 노조 사유화"

박하늘 기자 2022. 5. 2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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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지부장 직위해제 후 대의원을 신임 지부장으로 선임
신임 지부장이 진 위원장 아들 지회장으로 임명
직위해제 지부장 "진 위원장 횡령 증거 가리려는 것" 주장
한국노총 건설노조 충남본부 사무실. 사진=박하늘 기자

[천안]수 억 원대 횡령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진병준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 위원장이 대전세종충남 지부장을 위법적으로 끌어내리고, 자신의 아들을 지부 산하 지회장으로 세우면서 노조를 사유화하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진 위원장은 자신의 입맛대로 노조 임원을 구성하기 위해 법원이 징계중지를 명령한 현직 임원의 징계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건설노조 대전세종충청지부(이하 대세충지부) 지부장 A씨는 지난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건설노조의 직위해제 처분 효력정지 및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의 가처분 신청서에 따르면 건설노조 분쟁조정위원회는 4월 22일과 5월 2일 두 차례 개최한 후 A씨를 직무유기와 업무태만을 이유로 직위해제를 의결했다. 건설노조 중앙위원회는 곧바로 5월 3일 A씨의 직위해제에 대해 의결해 징계를 확정했다. 이어 노조 중앙위원회는 대전세종충남지부 대의원이었던 B씨를 신임 지부장으로 임명할 것을 의결했다. 지부장은 지부의 회의 소집권, 재정 집행권, 간부 임면권을 갖는다. 중앙위원장은 진병준 노조 위원장이다.

복수의 건설노조 관계자들에 의하면 B씨는 진 위원장의 아들 C씨를 대세충지부 산하 서북부지회장으로 선임했다. C씨는 진 위원장이 채용 공고도 없이 노조 직원으로 채용해 특혜 채용 논란을 받는 인물이다. 대세충지부 사무부장을 겸하고 있기도 하다. 지회장은 지회의 재정 집행건과 회의 소집권, 조합원 관리 등의 권한을 갖는다.

A씨는 자신의 직무해제와 B씨의 지부장 임명은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절차를 진행해야 함에도 분쟁조정위원회로 대신했으며 분쟁조정위원회 소집 전 직위해제 사유를 A씨에게 제시하지 않아 소명기회를 박탈했다는 것. 또한 직무해제는 해임 또는 제명이 아닌 임시조치 임에도 불구하고 B씨를 신임 지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위법하다는 설명이다.

건설노조 중앙위원회는 5월 3일 법원이 징계절차 중지 결정을 내린 수도권남서부지부장 D씨의 제명도 강행했다. 법원은 지난 4월 29일 건설노조 인사위원회가 의결한 D씨의 제명은 적법하지 않다며 징계절차 중지를 결정했다. D씨는 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조직정상화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 위원장이다. A씨도 공대위 소속이다.

A씨는 진병준 위원장의 위법적 노조 장악 강행이 자신의 횡령 의혹을 가리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진 위원장은 아들 C씨를 지회장으로 임명하도록 B씨에게 요청했다. C씨가 아산, 천안, 청주 지역의 지회장으로 임명함으로 인해 진 위원장이 지부 금액을 횡령한 약 4억 원에 대한 전임자 기록을 위조해 위원장 본인도 상근자였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일보는 진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건설노조 충남본부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전화를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으며 문자를 남겼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진 위원장은 15년간 재임하며 조합비 6억여 원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고소돼 충남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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