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지사 선거, 낯뜨거운 진흙탕 싸움 중단을
6·1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충남지사 후보 간 네거티브가 도를 넘어섰다. 요 며칠 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낯뜨거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 후보 측은 김 후보의 농지 전용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김 후보 측은 방송토론회에서 양 후보의 30대 여성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을 언급했다. 정책은 뒷전이고 상대편 흠집 내기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두 후보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정책 대결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충남의 농민단체들이 24일 김 후보를 농지법 위반 혐의로 충남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두 후보 측은회견과 논평을 통해 상대를 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양 후보 측은 "농지면적이 7%에 불과한 전시용"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김 후보 측은 "주말 경작을 해왔다"고 맞받아졌다. 볼썽사나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양 후보의 성추행 피소 사실이 터져 나오면서 공수가 뒤바뀌게 됐다. 김 후보는 26일 방송토론회 녹화에서 하루 전인 25일 양 후보가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공교롭게도 25일은 김 후보가 농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바로 다음 날이기도 하다. 양 후보는 이에 대해 "사전투표 하루를 앞두고 튀어나온 저열한 정치공작에 분노한다"며 극구 부인했다.
선거 기간 중 네거티브는 후보 검증 차원에서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후보가 여론의 냉혹한 검증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두 후보가 나란히 고발과 고소를 당한 점은 석연치 않다. 두 후보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큰 상처를 입었다. 유권자들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충남지사 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여론조사도 조사 기관에 따라 엎치락뒤치락 시소를 타고 있다. 막판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양 후보나 김 후보는 충청을 대표하는 중량감 있는 정치 지도자이다. 이럴 때일수록 네거티브보다는 정책으로 승부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두 지도자 모두 더 이상 충청인의 품격을 훼손하는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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