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斷機之戒 <단기지계>

이규화 2022. 5. 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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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을 단, 베틀 기, 갈 지, 경계할 계.

단기지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처음의 뜻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초지일관(初志一貫)과 같은 말이다.

중도에 유야무야 안 되게 단기지계를 늘 심중에 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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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을 단, 베틀 기, 갈 지, 경계할 계. 단기지계. 베틀의 베 끈을 끊어 경계한다는 뜻. 학문이나 일에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경계할 때 쓰인다. 맹자(孟子)와 관련한 일화에서 생겼다고 한다. 한(漢)나라 유향(劉向)이 편찬한 '열녀전'(烈女傳)에 전한다.

가난한 선비 집에서 태어난 맹자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맹자 어머니는 자식이 편모슬하에서 커 예의와 교양이 모자란다는 말을 들을까봐 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하루는 맹자가 집을 떠나 멀리 유학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맹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돌아왔다. 베를 짜고 있던 어머니는 "공부는 어떻게 끝을 마쳤느냐?"고 물었다. 맹자는 "어머님이 뵙고 싶어서 잠시 다녀가려고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맹자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옆에 있는 칼을 들어 베를 잘라 버렸다. 베틀의 북과 잉앗대가 바닥으로 흐트러져 떨어졌다.

놀라 당황해 하는 맹자에게 어머니는 "네가 공부를 도중에 그만두고 온 것은 내가 짜던 베를 다 마치지 못하고 끊어 버리는 것과 같다"고 했다. 맹자의 학문 열기가 식은 것을 깨우쳐 주기 위해 짜고 있던 베를 칼로 끊은 것이다. 이를 계기로 맹자는 학문에 정진하게 됐다고 한다. 이밖에도 맹자의 교육을 위해 맹자 어머니가 노심초사한 일화가 많다. 교육에 좋은 환경을 찾아 세 번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유명하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처음의 뜻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초지일관(初志一貫)과 같은 말이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고통을 참아내어 해내고 만다는 뜻의 견인불발(堅忍不拔)과도 통한다. 새 정부 들어 한국 대표기업들이 총 수백 조원을 투자하고 십 수 만명의 신규인력을 고용하겠다는 청사진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에 한 투자와 고용 약속이 잘 지켜졌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중도에 유야무야 안 되게 단기지계를 늘 심중에 품길 바란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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