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 다가서면 보이는 소설 '노인과 바다' 문장

이한나 2022. 5. 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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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25 금산갤러리 개인전
글씨로 이룬 바다그림 펼쳐
`Wave Sorry`(190 × 130 ㎝)
거대한 파도가 형형색색 화면을 가득 채웠다. 더워지는 날씨에 시원함이 넘실거린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서니 파도 포말은 하얀 흘림체 글씨였다. 과감한 붓질의 거대한 파도와 어울리는 세밀한 글씨 표현은 색과 농도 변화를 철저히 계산해야 나올 법하다. 새로운 화풍으로 변신한 중견작가 김25(김유미)의 개인전 '필연적 조우'가 서울 중구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6월 2일까지 열린다. 작품이 회화와 텍스트, 추상과 재현의 만남에서 비롯됐다는 의미에서 전시 제목도 정해졌다. 풍경화가 문학적 감성을 더해 시적인 울림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는 2020년 이후 신작 25점이 출품됐다. 작가가 탐독해온 미국 소설가 허먼 멜빌의 '모비 딕'과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의 산문시 '일뤼미나시옹' 글귀가 새겨진 회화들과 환경문제에 대해 인류의 반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은 'Wave Sorry' 연작이 출품됐다. 김 작가는 "작품에 등장하는 텍스트는 모든 장르와 관습적인 위계질서를 넘어설 뿐 아니라 제한된 인간 사고의 틀과 규칙들에 대항한다"며 "텍스트의 의미는 여전히 최종적이지 않고 불안정적이며 관람자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스코프 아트쇼 창업자인 평론가 로버트 크루시오는 "작가들 글처럼 파도를 이루는 섬세한 표현은 인간의 욕망과 나약함을 불러일으킨다"고 평했다. 김 작가는 홍익대 서양화과 학·석사를 마치고 광주시에서 작업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뉴욕 미즈마&킵스갤러리에서 연 첫 개인전과 아트 마이애미에 이어 올해 3월 열린 두바이 아트페어에서 인기가 뜨거웠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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