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박순애·복지부 김승희..임명시 장관 18명 중 여성 5명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57), 보건복지부 장관에 김승희 전 의원(68)을 내정했다. 두 내정자 모두 여성으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특징이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중심이라는 비판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두 여성 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돼 공식 임명되면 18개 부처 장관 중 여성은 5명이 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사퇴로부터 23일,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퇴로부터 3일 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 학장을 임명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날 인선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진 것을 두고 “최근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는 인사”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박 내정자 인선 이유에 대해 “공공행정 전문가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연세대 행정학과와 미국 미시간대 행정학 박사를 거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다.
김 내정자는 약학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 약학과를 거쳐 미국 노트르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역임했다. 지낸 20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강 대변인은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로 현장과 국회에서 쌓은 경륜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건 분야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내각 인선 막바지의 여성 전진 배치에는 새 정부 1기 내각과 대통령실 등 주요 고위 공직자가 남성 위주로 채워졌다는 지적이 반영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당선 시 성별과 세대, 지역에 따른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당선 후 최초로 발표한 18개 중앙부처 장관 후보자 중 여성은 한화진(환경부), 김현숙(여성가족부), 이영(중소벤처기업부) 장관 3명 (16.7%)에 그쳤다. 차관 및 차관급 인사 41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했다.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남성 편중 인사에 대한 외신 기자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의 관련 지적에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기류 변화를 예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 많은 (여성) 인재가 같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된다는 데 굉장히 많은 고민이 있었고 내부에서 토론도 있었다”면서 “(김 부의장 지적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야당이 윤 대통령과 그 팀들이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던 일들, 고민들에 해답을 찾는 데 굉장히 도움을 주셨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되면 1기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은 문재인 정부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내각 여성 비율 30%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여성 비율인 27.8%와 같아진다.
평균 연령 50대의 서울대 출신 인선이라는 특징은 남는다. 두 내정자를 포함한 18개 부처 장관의 평균 연령은 59.8세다. 49세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제외하면 17명이 50·60대다. 출신 학부 기준으로 18명 중 서울대가 과반인 10명(55.6%)을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6명)과 영남(6명) 비율이 높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런 지적도 아프게 받겠다”면서 “앞으로 인사가 많이 남아있는데, 그 지적들을 소화해낼 수 있는 후보자들을 찾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인철 후보자는 가족 전원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수여해 특혜 의혹이 일면서 지난 3일 자진사퇴했다. 정호영 후보자는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을 두고 ‘아빠 찬스’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 23일 역시 자진사퇴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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