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오르는 금리..돈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상장사 늘어난다

김사무엘 기자 2022. 5. 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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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을 느끼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상장사 10곳 중 3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낼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하는 중이다.

원자재, 인건비 상승으로 올해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이자비용 압박은 갈수록 커질 우려가 나온다.

26일 국내 12월 결산 상장사 중 데이터 비교 분석이 가능한 1203개사(코스피 458곳, 코스닥 745곳. 금융업종 제외. 별도 재무제표 기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한계기업은 총 391개사로 나타났다.

상장사 10곳 중 3곳은 한계기업인 셈이다. 지난해말(360개사)과 비교하면 8.6%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한계기업이 지난해 말 108개사에서 올해 1분기 114개사로 5.5% 늘었다. 코스닥 한계기업은 같은 기간 252개사에서 277개사로 약 10% 증가했다.

한계기업이란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이자비용이 늘면 한계기업은 그만큼 늘어난다. 1분기 상장사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 부담이 커지면서 한계기업은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분석대상기업의 1분기 전체 이자비용은 2조492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8%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 조달비용이 높은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 1분기 이자비용이 25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7% 증가면서 한계기업도 그만큼 더 늘 수밖에 없었다. 분석대상기업의 전체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말 10.4에서 올해 1분기 9.25로 감소했다.

문제는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이자비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2달 연속 인상이다. 지난해 8월 금리를 올린 이후 채 1년도 안 돼 5차례나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빠른 속도다.

덕분에 회사채 금리는 'AA-' 등급이 지난해 말 2.42%에서 지난 25일 3.72%로 5개월만에 1.3%포인트 급등했다. 'BBB-' 등급도 8.27%에서 9.57%로 치솟았다.

가파른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 절반이 한계기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외부 회계감사 대상기업 1만7827곳을 분석한 결과 금리 변동으로 자금 조달비용이 3%포인트 오르면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현재 34.1%에서 47.2%로 늘어난다.

이자가 늘어도 영업이익이 양호하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상승과 인플레이션, 인건비 인상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영업환경은 갈수록 악화하는 중이다. 이자비 부담이 더 가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재무 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진다. 지난 수 년간 저금리 기조 하에서는 부채가 많아도 이자비 부담이 덜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단기 부채에 해당하는 유동부채가 높은 기업일수록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분석대상기업의 1분기 전체 부채비율(부채÷자본금)과 유동부채비율(유동부채÷자본금)은 각각 73%, 43.8%로 지난해 말 대비 1.9%포인트, 1.7%포인트 증가했다.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단기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금)은 124.25%로 2.06%포인트 감소했다. 부채는 늘었는데 이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은 떨어졌다는 의미다. 금리 상승이 지속될수록 재무 안정성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당분간 가파른 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재무상태가 부실하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기업이나 업종은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조선, 호텔면세, 항공운송, 유통, 민자발전 업종은 낮은 이자보상배율(EBITDA/이자비용)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조선과 호텔면세는 지표 개선이 예상되지만 2023년 예상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1.6, 4.2로 다른 업종 대비 낮은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항공운송과 유통은 실적 회복 강도가 이자비 상승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낮은 이자보상배율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산업은 건설, 음식료, 정유, 제약, 통신 등이다. 특히 건설업종의 경우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용 상승 우려가 커진다.

반면 메모리반도체, 자동차부품, 의류 등은 금리 상승기에도 양호한 지표가 예상된다.

안희준 한신평 연구위원은 "양호한 경제성장 전망, 높은 물가상승률,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등을 고려하면 금리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의 신용위험 부담은 크지 않겠지만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업황, 실적 회복 속도, 유동성, 재무상태 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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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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