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대입 수시 전형'은 진짜 특목고·서울권 학생을 위한 전형일까?

전형민 2022. 5. 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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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던 '대입 정시 확대'가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눈치를 보던 대학들이 다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을 늘리거나,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주관적 정성평가를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애초 정시 확대 여론은 '대입 수시 전형은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에서 출발했다. 2022학년도 서울대학교 신입학생 최종선발 자료를 분석해 대입 수시 전형이 실제로 금수저들을 위한 전형인지 따져봤다. 금수저는 서울권 명문고나 특목고 출신을 의미한다.

서울대 입학본부가 지난 3월 10일 공개한 '2022학년도 서울대학교 대학 신입학생 최종 선발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는 올해 최종등록자를 기준으로 신입생 3443명을 선발했다. 수시모집에서는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 659명, 일반전형 1574명,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 117명 등 총 2350명을 선발했다. 정시모집에서는 일반전형 1034명과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 52명,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Ⅱ 7명 등 총 1093명을 선발했다.

수시모집으로 선발한 전체 신입생 중 일반계고 출신은 절반에 가까운 47.2%(1109명)였다. 지균의 경우 전체 659명 중 88.2%(585명)가 일반계고 출신이었고, 기회균형Ⅰ 전형도 70.1%(82명)이 일반계고를 졸업했다. 반면 수시모집 인원의 66.9%를 차지하는 일반전형에서 일반계고 출신은 28.3%(446명)에 그쳤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과학고, 영재고, 외국어고(외고), 국제고 출신은 59.9%로 일반계고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정시모집에서는 일반계고 출신 학생의 비율이 51.3%(530명)로 수시모집보다 소폭 상승했다. 자사고 등 특목고 출신 학생의 비율은 35.9%(371명)로 수시모집에 비해 전체 학생 대비 비율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역으로 보면 서울권 학생의 비율은 정시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시·군 단위 학생의 비율은 수시가 높았다. 전체 수시모집 신입생 중 서울 소재 고교 출신은 31.4%(734명)이었고, 광역시를 뺀 시·군 소재 고교 출신은 42.6%(993명)에 달했다. 광역시 소재 고교 출신까지 합하면 수시합격자 10명 중 7명(68.7%, 1602명)은 비서울 소재 고교 출신이다. 반면 정시의 경우 전체 선발 인원이 수시에 비해 적음에도 불구하고 절반에 가까운 46.3%(491명)이 서울 소재 고교를 졸업했다. 정시 합격자 중 군 소재 고교 출신 학생은 2.6%(28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 은 상당한 비율의 상위권 소위 '금수저'로 불리는 고교 출신이 수시전형을 통해 서울대로 진학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정시에서 특목고와 서울 지역 명문고 출신 비율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교육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서울 지역이나 일반계고 학생과는 다른 교과목으로 공부하는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과 다양한 기회균등이 주어지는 수시 전형보다는 수능 점수로 당락을 가르는 정시 전형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 입시의 경우 최근 수년 간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특목고와 일부 명문고 출신의 진학이 두드러진 경향이 있다"면서도 "수시는 내신과 지균 등 지역 일반고 학생들을 우대하는 전형이 있기 때문에 정시보다 비교적 지역 학생의 입학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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