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금리, 연말까지 쭉 오른다..영끌·빚투족 '한숨'(종합)

서상혁 기자,한유주 기자 2022. 5. 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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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4년9개월 만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연내 기준금리 2.5% 갈듯
은행권 고정형 주담대 7% 눈앞..대출자 이자 부담 연말 대비 100만원 늘어날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6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17조원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다중채무자나 자영업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빚투'(빚으로 투자)족 등의 부담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26일 서울 시내의 하나은행 창구 모습. 2022.5.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한유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은행권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내 7% 중반에 도달할 전망이다.

은행권 대출 금리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계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시장의 전망대로 기준금리가 2.5%에 도달할 경우,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지난 연말과 비교해 약 100만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달 연속으로 인상한 건 2007년 7~8월에 이어 약 14년 9개월 만이다.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의 관리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한 4.8%로 나타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점도 한은을 압박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은행권 대출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다.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인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값이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에 선행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5% 이상 높아지고, 상당한 경우 내년 초에도 4%, 3%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물가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하며 현재 상황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보다는 물가 상방 압력을 걱정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연내 추가 인상 의지를 밝힌 것이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도 "합리적 기대"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선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내 7% 중반을 넘어설 것이라 보고 있다. 일각에선 8%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4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상단 금리는 연 6.39%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가정해도 연내 7%를 뛰어넘는다. 미 연준이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제 시장금리 상승 폭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금리 바로미터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4월 14일 연 2.888%에서 지난 23일 연 3.018%까지 뛰었다.

5%대 초반인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연내 6%를 넘어설 전망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신규코픽스는 은행권 수신금리와 시장금리에 연동된다. 은행들은 통상 기준금리 인상 폭 만큼 수신금리를 올린다. 4월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4월 신규코픽스는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인 1.84%를 기록했다.

4대 은행의 고신용자 전용 신용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으로 5.14%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시장금리에 곧바로 연동되는 만큼, 역시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 차주들의 상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오를 것이란 전제 하에, 지난 연말 가계대출 잔액 1755조8000억원 기준(변동금리 비중 74.2%)으로 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상환 부담은 16만4000원씩 늘어난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 연말 대비 금리가 0.75%p 상승한 만큼, 이자 부담은 49만1000원 증가하게 됐다.

특히 시장의 기대대로 한국은행이 연내 2.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단순 계산으로 지난 연말 대비 98만4000원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감행한 청년층의 대출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가계대출 총액은 2019년 12월 말 69조 5260억 원에서 2021년 12월 말 95조2127억 원으로 37% 늘었다. 전체 연령대의 가계대출 총액은 2019년 12월 말 1632조7039억 원에서 2021년 12월 말 1867조1256억 원으로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한편 이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은 속속 수신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통상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폭 만큼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올린다.

우리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27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0%p 인상한다. 금리가 오르는 상품은 22개 정기예금과 16개 적금이다. 영업점,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전 채널에서 0.10~0.40%p 범위로 인상된다.

NH농협은행도 오는 3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p 올린다. 거치식예금 금리는 0.25~0.3%p, 적립식예금 금리는 0.25~0.4%p 인상된다. 다만 세부 상품별 인상금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다른 주요 은행도 이르면 이번주 중 인상할 전망이다.

수신금리 역시 꾸준히 오를 전망이라, 은행권으로 다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709조70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697조7223억원)과 비교해 3주 만에 11조9837억원이 늘면서 총잔액이 700조원을 돌파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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