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4회우승 도전' 안첼로티..이탈리아서 귀요미, 스페인에선 대왕

박린 입력 2022. 5. 26. 15:28 수정 2022. 5.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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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끈 안첼로티(왼쪽 둘째) 감독이 시가를 물고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비니시우스 인스타그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리버풀(잉글랜드)이 29일(한국시간) 오전 4시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2021~22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치른다. 카를로 안첼로티(63·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우승한다면 밥 페이즐리, 지네딘 지단을 제치고 ‘UCL 역대 최다 4회 우승 사령탑’에 오르게 된다. JTBC ‘비정상 회담’에 출연했던 알베르토 몬디(38)가 같은 이탈리아 출신 안첼로티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알베르토는 21세까지 세리에D(4부리그)에서 축구 선수로 뛴 경험이 있다.

세리에D에서 축구선수로 뛴 경험이 있는 알베르토. [중앙포토]


카를로 안첼로티는 별명이 2개가 있다. 스페인에서는 ‘카를로만뇨(Carlo Magno)’라 불린다. 라틴어로 ‘대왕’이라는 의미로, 안첼로티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수많은 우승을 이뤄내 ‘왕’ 대우를 받는다.

이탈리아에서는 ‘카를레또(Carletto)’라 불린다. ‘etto’는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부를 때 주로 쓰인다. 농부 출신 아버지를 둔 안첼로티는 볼이 빨갛고 성격이 얌전해 그런 닉네임이 붙었다. 통통한 안첼로티는 “난 코파를 좋아한다. 우승컵보다 돼지 목살”이라고 말할 만큼 장난을 좋아한다. 컵과 돼지 목살이 ‘coppa’로 동의어인 걸 이용한 농담이다. 그는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적도 있다.

안첼로티는 트레이드 마크인 ‘눈썹’을 움직이며 다양한 감정을 표시한다. 선수 때도 동료들에게 소리 지르기 보다는 얼굴이나 표정으로 말했다. AC밀란에서 UCL 전신인 유러피언 컵을 2차례(1989, 1990) 우승했는데,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플레이메이커로 뛰며 ‘알레나토레 인 캄포(Allenatore in campo·그라운드의 감독)라 불렸다. 안드레아 피를로와 조르지뉴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AC 밀란 선수 시절 안첼로티가 마라도나를 막고 있다. [사진 안첼로티 인스타그램]

‘카테나치오(빗장수비)’ 종말을 고하고 현대축구를 창시한 아리고 사키(이탈리아)의 제자다. 사키는 리베로 역할을 없애고, 라인을 끌어올려 간격을 촘촘하게 하고, 프레싱을 강력하게 펼쳤다. 사키는 1994년 월드컵 때 이탈리아 대표팀 수석코치로 ‘축구 이해도가 뛰어난’ 안첼로티를 데려갔다.

안첼로티는 파르마와 유벤투스 감독 시절 사키의 4-4-2 전술을 똑같이 구사했다. 이후 AC밀란를 맡아 안첼로티만의 4-3-2-1 포메이션, 이른바 ‘크리스마스 트리 전술’로 2차례 챔스리그 우승(2003, 2007)을 이뤄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포백 앞에 카세미루(브라질)를 배치해 양쪽 풀백이 공격에 가담하게 한다.

전 세계에서 명장 대우를 받는 안첼로티지만 ‘아빠 찬스’ 논란이 있다. 아들 다비데 안첼로티(33)를 자기팀 레알 마드리드 코치로 앉혔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사위를 구단 영양사로 채용한 적도 있다. ‘낙하산이다’, ‘이탈리아의 족벌주의’라는 비판도 받는다.

가족을 중시하는 안첼로티는 선수단을 가족 같은 분위기로 이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만 9차례 역전승을 거뒀다. 선수들이 멘탈이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싸우려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영어·스페인어·독일어 등을 구사하는 안첼로티는 선수를 어떻게 찔러야 반응이 나오는지 안다.

레알 마드리드 밀리탕(오른쪽)이 안첼로티 배를 만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안첼로티가 ‘운장’이라는 말도 있지만, 난 부드러운 리더십을 펼치는 ‘덕장’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에서는 새로 입단한 선수를 동료들 앞에서 노래 시키는 문화가 있다. 안첼로티가 파르마 감독 시절에 시작한 거다.

안첼로티는 개인 5번째 UCL 결승 무대를 밟는데 역대 최다 기록이다. 앞서 4번의 결승전 중 3번 ‘빅 이어(UCL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5년 AC밀란을 이끌고 리버풀에 3-0으로 앞서다가 3-3 동점을 내주고 승부차기 끝에 진 게 유일한 패배다.

역대 챔스리그 우승 횟수는 레알 마드리드(13회), AC밀란(7회), 리버풀(6회) 순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시민들은 ‘리버풀이 AC밀란과 동률(7회)이 되면 안된다. 안첼로티 제발 이겨달라”고 한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맞붙을 레알 마드리드 안첼로티(오른쪽) 감독과 리버풀의 클롭(왼쪽) 감독.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성인인 파드레 피오 신부 사진을 늘 품고 다니는 안첼로티는 ‘터치라인 댄서’라 불리는 위르겐 클롭(55·독일) 리버풀 감독과 지략싸움을 펼친다. 클롭은 도르트문트 감독 시절 헤비메탈처럼 격렬한 게겐 프레싱(전방압박)을 펼쳤다. 하지만 리버풀에서는 중요한 경기에서는 유연하고 다양하고 실리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키플레이어인 레알 마드리드 벤제마(오른쪽)와 리버풀 살라. [AFP=연합뉴스]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30·이집트)는 얼마나 4년 전의 복수를 하고 싶을까. 살라는 2018년 레알 마드리드와의 UCL 결승에서 어깨를 다쳐 교체 아웃돼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토트넘)과 득점왕 경쟁을 펼치던 살라는 리그도 한 경기 건너 뛰고 칼을 갈고 있다. 발롱도르가 유력한 UCL 득점 선두(15골) 레알 마드리드 카림 벤제마(35·프랑스)도 인생 마지막 UCL 결승일 수도 있어 각오가 남다를거다.

정리=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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