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마시고 토하고 싸우고..영 '파티 게이트' 보고서 보니

조기원 2022. 5. 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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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하게 술을 마신 이들이 있었다. 한 사람은 토하고 또 다른 두 사람은 싸웠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해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던 시기에 보리스 존슨 총리실 보좌관들이 여러 차례 난장판 술 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수 그레이 영국 내각부 제2차관(공직윤리 담당)은 25일 이른바 '파티 게이트'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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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기계 동원 새벽 3~4시까지 음주
벽에 와인 쏟고 아이 놀이기구 망가뜨려
존슨 총리 "사기 진작" 주장 "사퇴 안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해 11월 13일 열린 직원 송별회에서 잔을 들고 있다. 영국 내각부

“과도하게 술을 마신 이들이 있었다. 한 사람은 토하고 또 다른 두 사람은 싸웠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해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던 시기에 보리스 존슨 총리실 보좌관들이 여러 차례 난장판 술 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수 그레이 영국 내각부 제2차관(공직윤리 담당)은 25일 이른바 ‘파티 게이트’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48쪽짜리 상세 보고서엔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리실 직원들이 연 6차례 파티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겼다. 토하고 싸움까지 벌어진 파티는 지난 2020년 6월18일 직원 송별회 명목으로 열렸다. 파티는 총리실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1차에 이어 바로 옆 건물인 내각부 장관실 밖 대기실에서 2차로 새벽 3시13분까지 이어졌다. 헬렌 맥나마라 당시 내각부 부장관이 노래방 기계도 제공했다. 실내에서 2명 이상 모임이 금지되던 때 벌어진 일이다.

영국 정부가 두번째 봉쇄령을 내린 지 일주일 뒤인 2020년 11월13일 열린 직원 송별회에는 존슨 총리도 참석했다. 존슨 총리가 잔을 들고 건배를 하는 듯한 모습의 사진이 보고서에 첨부됐다.

2020년 12월18일에 공보실에서 열린 송년 파티는 너무 시끄러워서 다른 방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파티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정도였다. 다음 날 아침 청소를 담당한 직원들이 벽과 복사용지 위에 포도주가 쏟아져 있는 걸 확인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장례식이 열리기 전날인 지난해 4월16일에는 총리실에서 송별회 2건이 있었고, 포도주와 맥주가 제공됐다. 일부는 정원에 있는 존슨 총리 어린 아들의 그네와 미끄럼틀을 타고 놀거나 기대서 있다가 망가뜨렸다. 술에 취한 이들이 총리실 뒷문으로 귀가하고 난 뒤에도 일부는 건물 안에 남아 술을 마셨다. 새벽 4시20분까지 건물 안에 남아있던 사람도 있었다. 그레이 제2차관은 “보안 및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을 존중하지 않고 좋지 않게 대한 몇가지 사례를 알고 있다”며 총리실 보좌관 일부의 무례한 태도를 지적했다.

그레이 차관은 지난 1월 말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간략한 내용만 담은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영국 경찰이 이를 근거로 파티 12건을 수사해 존슨 총리 부부를 포함해 83명에게 방역 지침 위반을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존슨 총리는 처음으로 벌금을 문 첫 현직 총리가 됐다.

존슨 총리는 최종 보고서 공개 뒤에도 사임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참석한 송별회에 대해 “업무의 일부분이었다”며 “사기를 진작하는 것은 지도자의 필수적 의무”라고 말했다. 또 보좌관들의 파티 참석에 대해선 “그들이 진정으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믿었다”고 변명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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