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는다"..이광재 '보수세' 강한 강릉 속으로, 시민 반응은?

강릉(강원)=이원광 기자 2022. 5. 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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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선 격전지를 가다]④-<1>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지난 24일 밤 강원 강릉 입암동 상가 일대에서 거리 유세 중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 사진=이원광 기자


"ㅇㅇ이가 내 외사촌이야"
"이 친구가 ㅇㅇ 형이야"

지난 24일 밤 강원 강릉 입암동 상가 일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다가가자 시민들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아이를 앞세워 사진을 찍는가 하면 한 20대 여성은 가게 앞에서 기다렸다 꽃을 건넨다. 한 중년 남성은 길 건너편에서 이 후보에게 "광재형, 파이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운전자는 가던 길을 멈추고 창문 밖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릉에서 이 후보와 시민들이 소통하는 모습이다. 보수세가 강한 곳이나 강릉 시민들은 '강원도 사랑'을 외치는 이 후보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강릉에서 만난 최모씨(여·57)는 "이 후보는 정책과 꿈이 있고 누구보다 강원도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그 사랑을 강릉 사람들도 잘 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밤 강원 강릉 입암동 상가 일대에서 거리 유세 중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 사진=이원광 기자

이광재 "강원도민에 입은 은혜 갚을 마지막 기회"…출마 전제조건 '강원특별자치도법'

이 후보가 당의 출마 요청을 받은 후 고심 끝에 안정적인 의원직을 뒤로 하고 출마를 결심한 배경이다. 새정부 출범 초기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중앙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현실적 조언이 많았지만 "그동안 강원도민들에게 입은 은혜를 갚을 마지막 기회라고 느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번 강원도 선거는 저에게 운명의 시간이자 강원도민에게 은혜를 갚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인제의 한 어르신이 '농촌은 1년에 아이 한 명 태어나질 않는다. 국회에서 배지 달고 다니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꾸짖으시더라. 부끄러웠다"라고 했다. 이어 "어느 순간 의원 배지가 주는 달콤함에 정치의 사명을 잊은 것은 아닐까, 하루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사진에서 '이광재 너 지금 뭐하는 거냐, 너 나랑 정치한 사람 맞나'라고 혼내시는 듯 했다"며 "더는 망설일 수 없었다.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도지사가 되는 것도 중요하나 강원도민이 승리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 '5대 비전' 추진을 출마 전제 조건으로 약속해달라고 했다.

이른바 '강원특별자치도법' 제정안이 대표적이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공약이었으나 10년 가까이 각종 이해관계에 얽혀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제정안은 이달 16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고 강원도는 1395년 6월 13일 도명이 만들어진 후 628년만(시행일 기준)에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됐다.

이 후보는 "확신이 생기니 강원도를 위해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비전을 그리게 됐다"며 "특히 특별자치도법은 출마의 최우선 전제조건이었고 모든 구상의 출발점이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이 후보는 강릉 등을 겨냥한 '바다가 있는 스위스' 사업,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A·B 노선의 원주·춘천 연장 등을 대표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24일 밤 강원 강릉 입암동 상가 일대에서 거리 유세 중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 사진=이원광 기자

"오 이광재다", "감회가 새롭다"…보수 텃밭에서도 높은 존재감

이 후보의 존재감도 여전했다. 이 후보는 연설 유세나 특별한 이벤트보다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유세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식사를 하던 한 시민은 이 후보와 악수를 한 후 "진짜로 왔다, 깜짝 놀랐네"라고 웃었고 이 후보가 자리를 뜨자 "저 분 대단한 양반이야"라고 속삭이는 이들도 있었다. "오 이광재다", "이렇게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좋아하는 양반", "영광이다", "응원한다"는 시민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야권 정치인으로 강원 평창 출신으로 어릴 적 정선의 폐광 지역에서 자랐다. 1988년 23살의 나이로 당시 노무현 의원의 보좌진으로 정계 입문한 후 30대에 참여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17·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당선됐고 21대 총선 때 원주갑에서 승리했다. 2010년 강원도지사에 당선되며 당시 한나라당의 연승 행진을 저지하기도 했다.

김모씨(여·29)는 "이 후보가 청년부터 노인까지 아우르는 정책을 내는 것을 좋게 보고 있다"며 "특별자치도법 역시 강원도가 (중앙에서)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모씨(여·72)는 "정치인은 누구를 막론하고 한번 공약을 내세웠으면 끝까지 지켜야 한다"며 "시민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이 후보는 말한 그대로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제는 '구도'…인물론 힘 받을까

문제는 구도다. 윤석열 정부의 컨벤션 효과와 한미 정상회담 등이 주목받는 반면 민주당은 성비위 의혹 등 악재로 고전하는 상황이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새정부 출범 초기 정권 안정론이 힘을 받으면 인물론의 공간이 소멸하고 야권 지지층의 투표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신모씨(남·49)는 "이번 선거에 크게 관심이 없다"며 "한 분은 막말로 이미지가 안 좋고 한 분은 열심히 하신다고 했지만 중도 하차 경력이 있어서 신뢰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후 자신의 공약을 번복한다. 표를 얻기 위해 뭐든 한다는 인상"이라며 "도지사 선거도 마찬가지다. 여든 야든 그런 인상이 든다"고 했다.

지난 24일 밤 강원 강릉 입암동 상가 일대에서 거리 유세 중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 사진=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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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강원)=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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