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만나고 금강송으로 힐링..산림 자원의 보물창고

이승규 기자 2022. 5. 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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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영주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
울진 금강송 에코리움
영양 전통 음식 만들기
경북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에 위치한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은 350년 전 영양지방에 살았던 사대부가의 여인인 여중군자 장계향의 음식디미방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숙박동과 강당, 음식디미방 만드는 체험과 시식 체험, 한옥체험, 예절체험 등 각종 체험 시설이 갖춰져 있다./경북도 제공

경북 봉화군 춘양면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수목원)은 보존가치가 높은 자생식물 1629종 등 총 545만본 가량의 식물 자원을 보유한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이다. 태백산과 소백산 가운데 자리해 자연 환경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고장인 봉화에 수목원이 자리한 이유 역시 식물자원 보존이 용이해서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국내 최장의 산줄기다. 우리나라 자생식물 33%도 백두대간에서 서식한다. 수목원 내에선 망개나무와 구슬댕댕이 등 백두대간에서 자라는 우리 식물들을 비롯해 희귀식물 312종도 만나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걸을 수 있는 산책길도 다양하게 조성돼 있다. 맨드라미와 채송화 등이 피어난 추억의 정원, 계절별로 피어나는 꽃들이 다른 꽃나무원, 튤립과 국화 등 화려한 색의 꽃들로 꾸며진 무지개정원, 꽃향기에 취한 채 걸을 수 있는 향기원 등이 준비돼 있다.

걷다가 지칠 땐 호랑이 형상의 트램(노면 전차)을 타고 이동해 수목원 내에서 보호 중인 수컷 호랑이 ‘태범’과 암컷 호랑이 ‘범궁’ 남매를 보러갈 수 있다. 두 호랑이는 지난 2020년 2월 용인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백두산호랑이로, 지난해 10월 한국호랑이 연구 등 목적으로 수목원으로 옮겨졌다.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바구니와 테이블 매트, 아기호랑이 인형 등이 제공되는 피크닉 세트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도시락 등 음식물을 미리 챙겨온다면 지정된 장소에서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함께 편안한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영양 석보면 두들마을 음식디미방체험관에서는 조선시대 경상도 반가(班家)에서 먹었던 전통음식을 맛 볼 수 있다. 사진은 1인 5만원대 정부인상. /경북도 제공

◇숲의 고장에서 산림 치유도

경북 영주의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은 숲을 걸으며 마음을 다스리는 산림 치유 명소로 알려져 있다. 산림 치유는 피톤치드 등 숲에서 나오는 환경적 요소들을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는 활동. 그래서 다스림이 위치한 도로명도 ‘테라피로(路)’다.

다스림에선 숲길 산책을 하다 해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자연과 하나되기도 하고, 산림체조 등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는 운동을 병행한다. ‘채움길’에선 데크로드를 걸으며 산림욕을 하고 식물을 관찰하면서 산림 자원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다. ‘비움길’에선 명상과 상담 등을 통해 가득 채워져있던 복잡한 내면의 근심 등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50km에 달하는 숲길을 난이도와 목적별로 구분해 남녀노소, 장애인 모두가 걸을 수 있도록 했다.

다스림 내 시설인 건강증진센터에선 원적외선을 이용한 반신욕 체험인 건식치유, 수압과 물의 파동으로 받는 마사지 체험인 수(水) 치유가 제공된다. 맨발로 걸으며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피로 회복을 돕는 ‘맨발치유정원’, 약용 식물 70종 1만 1600여본으로 구성된 ‘한방체험 전시원’ 등도 즐길 거리다. 숙박 및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개인이나 단체 모두 머물다 가기에 좋다.

경북 울진에선 금강송 군락지에 자리한 ‘금강송 에코리움’이 인기다. 숲길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는 이야기꾼과 함께 1시간동안 금강소나무 숲을 걷다보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절로 날아간다.

숲 체험길과 치유센터뿐만 아니라 찜질방, 스파 등도 준비돼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의 이동식 천막집을 테마로 한 ‘유르트’에선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금강송 에코리움에선 1박 2일 일정의 ‘리버스 스테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1일차엔 천연비누를 만들고 금강송 테마 전시관을 관람한 뒤, 요가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2일차엔 금강송 숲으로 이뤄진 자체 산책로를 걷는 숲 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시엔 석식과 조식이 제공되고 자유시간에는 부대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숙박 시설은 2~4인용에서 10인용 이상으로 구분돼 있고, 창 밖으로 금강송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에서 관광객들이 다도체험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경북도 제공

◇영양에선 전통 음식 만들기, 영덕선 ‘불멍’ 즐겨

조선 선조~숙종 시기 인물인 장계향(1598~1680)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영양에서 타계한 인물로, ‘여중군자(女中君子)’로 불렸다. 뛰어난 학문과 인품을 갖췄던 장계향은 한글 최초의 요리책인 ‘음식디미방’의 저자로 유명하다. 음식디미방이란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란 의미로조선 중후기에 경상도에서 만들던 음식의 조리법 등이 담겨있다. 장계향을 기리는 ‘영양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에선 음식디미방을 토대로 얇게 저민 생선에 버섯·꿩고기를 넣은 소를 찌는 ‘어만두’ 등 전통음식을 만들어볼 수 있다. 이밖에도 차를 우리며 몸가짐을 다듬는 다도(茶道) 체험, 전통주 만들기, 서예 체험 등이 준비돼있다.

영덕군 장수면의 ‘인문힐링센터 여명’에선 명상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여명은 과거 고려말 공민왕의 스승이었던 나옹 왕사가 창건한 장육사 인근에 위치해있다. 여명은 전통 한옥형 숙박 공간인 운서관, 강의동인 심검당, 건강식을 먹을 수 있는 정수당으로 나뉜다. 밤이면 마당에 해먹을 깔고 눕거나, 화로에 둘러 앉아 불을 보며 조용히 상념에 젖는 ‘불멍’도 즐길 수 있다. 여명은 최소 15명의 단체를 대상으로 가능하며 개인이 방문할 경우 명상산책로와 장육사를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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