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vs농심, '비건 레스토랑'으로 맞붙는다

임현지 기자 2022. 5. 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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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풀무원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가치소비 트렌드와 함께 국내에 비건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풀무원과 농심이 나란히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풀무원은 비건 인증 획득, 농심은 코스 메뉴라는 점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이달 20일 '플랜튜드(Plantude)'를 론칭했으며, 농심은 27일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오픈한다. 두 회사 모두 적극적 채식주의를 뜻하는 '비건'을 위한 메뉴를 개발했다.

먼저 풀무원 플랜튜드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 1층에 문을 열었다. 기존 풀무원이 운영하던 '자연은 맛있다'가 있던 자리다. 144.6㎡ 규모로 오픈 키친 형태이며, 1인석 포함 총 47석이 마련됐다.

플랜튜드는 식품 대기업 가운데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첫 번째 레스토랑이다. 이 인증은 모든 메뉴가 비건 인증을 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또 주방 도구, 식기 등 환경까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심사된다. 풀무원은 이를 모두 통과해 인증을 획득했다.

메뉴는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으로 구성됐다. 대표 메뉴는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카츠 채소 덮밥', '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 '크럼블두부 비빔밥&순두부 스튜'다.

공간은 차분한 그린톤 색상을 사용했고, 콩 자갈을 사용해 자연을 거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인테리어는 친환경 자재와 업사이클링 가구 등을 활용해 완성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플랜튜드는 '더 나은 일상을 즐기는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레스토랑 콘셉트"라며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맛있게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진=농심 제공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한다. 브랜드 이름은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해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명명했다.

풀무원과의 차이점은 메뉴 구성에 있다. 풀무원이 단품 메뉴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농심은 점심, 저녁을 모두 '코스'로만 판매한다. 점심에는 7개, 저녁에는 10개 메뉴가 제공된다. 요리는 모두 비건이며 이 중 3가지에 대체육을 사용한다.

총괄은 미국 뉴욕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김태형 셰프가 맡았다. 대표적인 메뉴는 코스 첫 요리이자 레스토랑 이름을 담은 '작은 숲'이다. 제철 채소를 이용한 한 입 거리 음식과 콩 커스터드, 콩꼬치 등을 담았다.

농심 측은 "일부 고급 호텔에서도 주메뉴와 함께 베지테리언 옵션을 마련하고 있지만 코스 전체가 비건 식단으로 이루어진 건 포리스트 키친이 유일하다"며 "기존 비건 레스토랑이 햄버거, 파스타 등을 제공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라는 것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농심은 음식뿐 아니라 공간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채소는 지역 농가와 협력을 통해 받고,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스화구 대신 인덕션을 택했다. 매장 인테리어는 천연자재를 활용했으며 마스크 봉투는 비닐 대신 재생지를, 냅킨은 리넨 소재를 사용했다.

식품업계가 이처럼 비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가치소비 확산에 따른 비건 인구 증가 때문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0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유로모니터 인터네셔널은 지난해 대체육 시장이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유통업계 전반에서 비건 상품 및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선보인 '비비고 플랜테이블 만두'를 단체급식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으며, 롯데백화점 본점은 내달 2일까지 비건 상품을 한데 모은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건은 소비에 신념을 반영한 가치소비 트렌드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며 "MZ세대 중에서도 특히 Z세대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추후 식품업계 주요 카테고리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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