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복지장관 내정자, 과거 "건망증은 치매 증상, 문 대통령 기억력 문제" 발언

허남설 기자 2022. 5. 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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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 당시 문 대통령 치매 가능성 암시 발언
민주당 "손 꼽히는 막말 정치인"..청문회서 비판일 듯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20대 국회의원이던 2019년 10월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와 치매를 엮어 언급하고 있다.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68)는 약학·화학을 전공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식약 전문가’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약학대학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1987년 미국 노트르담대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국립보건안전연구원에서 보건연구관으로 일하기 시작해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 최초로 식약처장에 임명됐다.

2016년 3월 처장에서 물러난 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으로 직행해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내내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했다. 2019년 5월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검찰개혁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려고 할 때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회의실 점거 등 물리력을 동원해 맞섰고, 당시 김 내정자는 갈비뼈 3대가 부러져 입원했다고 한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양천갑 지역구에 출마하려 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별다른 당직·공직을 맡지 않았다.

김 내정자는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 등 검증 과정에서 과거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의원 시절인 2019년 10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치매일 가능성이 있다고 암시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김 내정자는 “지금 국민들은 가족의 치매를 걱정하고 있음과 동시에 요즘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보면 다르지만 건망증이 치매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가 있다”며 “대통령이 나랏돈 들여 전용기록관 건립한다는 언론을 보고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하는데, 전용기록관 건립 계획은 문 대통령이 직접 방망이(의사봉)로 두드려서 심의 의결했다. 주치의뿐만 아니라 복지부 장관이 대통령 기억을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에는 “도둑이 제발 저린다” “복지부 장관이 왜 (건망증을) 못 챙기느냐”고 맞섰다. 민주당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2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김 내정자를 “정치혐오를 불러오는 막말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장관에 임명된다면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과제를 안게 된다. 김 내정자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초기 국회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우한폐렴대책TF 간사를 지냈다.

당시 김 내정자는 중국인 등 외국인 입국 제한을 수 차례 촉구했다. 그해 2월25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주부터 4만여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중국인 유학생들과 직접 바로 옆에서 함께하면서 행동으로 증명하라”고 비판했다. ‘중국인 유학생 청와대 견학시켜 주세요’란 국민청원을 곁들여 쓴 글이었다. 며칠 뒤인 3월4일엔 “오늘로써 한국발 입국제한 국가가 91개국으로 늘어났는데 우리는 외국인 입국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놓고 또 실험 중”이라고 했다.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과 대치되는 인식을 보인 바 있다. 김 내정자는 2018년 8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단-상임위원장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최근 보험료를 더 많이, 오랫동안 내고 더 늦게 받는 연금개혁안에 대해서 국민들의 들끓는 민심이 재난 수준의 폭염을 능가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수익률을 높여서 국민연금 곳간을 쌓을 생각을 하지 않고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보험료를 올려서 국민 지갑을 먼저 털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정부에서는 연금개혁안 중 하나로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2~13%로 높이면서 소득대체율(수급액)도 40%에서 45~50%로 높이는 안을 검토했는데, 김 의원은 이를 두고 ‘국민 지갑을 턴다’고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국민 모두를 위한 상생의 연금개혁’을 제시하면서 “보험료율을 올리지 않아 소득대체율이 40%로 하락했다”고 했다. 김 내정자의 당시 발언은 이와 상반되는데, 이제 윤석열 정부 내 보건복지 수장에 지명됐으므로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보편적 복지’엔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2017년 10월 당시 0~5세 아동에게 지급을 추진한 ‘아동수당’에 대해 “퍼주기 복지”라며 “0~5세 사이 1만601명 주식부자 어린이도 받는 무차별 아동수당”이라고 비판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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