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코트 떠나는 정영삼 "원클럽맨으로 은퇴할 수 있어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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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코트를 떠나는 정영삼의 목소리에는 아쉬움보다 후련함이 가득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베테랑가드 정영삼이 고향인 대구에 돌아와 의미 있는 2021-2022시즌을 보낸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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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정든 코트를 떠나는 정영삼의 목소리에는 아쉬움보다 후련함이 가득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베테랑가드 정영삼이 고향인 대구에 돌아와 의미 있는 2021-2022시즌을 보낸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라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새 시즌 개막전에 정영삼의 은퇴식을 열어 마지막 예우를 해줄 예정이다.
정영삼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시즌까지만 하고 은퇴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기분 좋고 시원하다. 사실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 마음이 너무 편하다. 내 인생 모토가 ‘후회할 일을 남기지 말자’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농구를 할 만큼 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전혀 없다. 당분간은 농구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웃음)”며 은퇴 소감을 말했다.
지난 2007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가스공사의 전신 인천 전자랜드에 입단한 정영삼은 줄곧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뛰어왔다. 그의 통산 기록은 600경기 평균 7.8점 1.7리바운드 1.6어시스트. 개인 통산 600경기 출전은 KBL 역대 17호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15년 동안 같은 유니폼을 입은 그는 전자랜드와 가스공사의 영원한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게 됐다.
“사실 요즘 프랜차이즈에 대해 의미가 있냐는 말이 많다.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내 스스로에게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구단에서 나를 좋게 인정해주셨기 때문에 트레이드나 계약을 안 하겠다고 해서 다른 팀에 가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 성실하게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KBL에서 한 팀에서만 뛰다가 은퇴하는 선수가 별로 없지 않나. 선수생활 막판에 구단명이 바뀌기긴 했지만 원클럽맨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은퇴하게 돼서 너무 큰 영광이다.” 정영삼의 말이다.
그렇다면 정영삼이 뛰었던 600경기에서 가장 기억 남는 경기는 언제였을까. 잠시 고민하던 그는 2경기를 꼽았다. 프로 데뷔 후 유일하게 덩크슛을 꽂았던 2008년 3월 23일 전주 KCC전과 600번째 3점슛을 성공시켰던 2020년 10월 9일 안양 KGC와의 경기였다.
정영삼은 “신인 시절 인터뷰에서 팬들한테 덩크슛을 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다음 경기에서 바로 덩크슛을 성공시킨 적이 있다. 그 장면이 생각이 많이 난다. 그리고 안양에서 600번째 3점슛을 넣었던 경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 때 (박)찬희(DB)가 맛있게 어시스트를 줘서 3점슛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특히 2020-2021시즌은 전자랜드의 마지막 시즌이라 유독 집중해서 뛰었던 시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정든 코트를 떠나게 된 정영삼. 그의 은퇴 후 첫 번째 계획은 휴식이다. 향후 지도자 생각을 갖고 있지만 우선 휴식을 취한 뒤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영삼은 “12살 때부터 농구공을 잡았는데 30년 가까이 농구만 하면서 정말 많은 일을 겪었다. 힘든 일도 굉장히 많아서 이제 좀 쉬고 싶다. 내 인생에서 농구밖에 생각을 안 하고 살지 않았나. 쉬는 동안은 내 머리 속에서 농구라는 단어를 지우고 싶을 정도다. 은퇴 이후 생활에 대한 생각해놓긴 했지만 우선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계획을 밝혔다.
이어 “주변에서 지도자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실 내가 오지랖이 넓어서 공원에서 아이들이 슛 던지는 걸 보고 가서 가르쳐 줄 정도다. 아이들 가르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지도자 생각이 있다. 농구를 좋아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내 재능을 발휘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나 우선 휴식이 먼저다. 쉴 만큼 쉰 다음에 지도자의 길을 찾아서 내 재능을 사용하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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