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유가족 "안전검사 부실 선박검사원 '무죄' 확정에 실망"

法 "거짓 검사 인정 어려워" 검사원 최종 무죄 판결
유가족 "선박 검사원 업무방해죄 책임 다시 물을 것"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대책위)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한국선급 검사원의 무죄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2.5.23/뉴스1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전 선박을 검사한 검사원에게 대법원이 최종 무죄를 선고한 판결에 스텔라데이지호 유가족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대책위)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이 판결로 선례를 남김으로써 안전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을 막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책위는 "선박이 문제없이 운항하도록 제대로 안전검사를 할 책임이 있는 한국선급과 피고인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스텔라데이지호는 검사 합격 반년 만에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며 "20여명의 선원이 목숨 잃은 근본 원인은 검사원이 낡은 배를 정상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선급 소속 선박검사원 A씨는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하기 약 8개월 전인 2016년 8월 진행한 연차검사(중간검사)에서 선체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거짓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선박안전법이 화물차 내부로 직접 들어가 직접 확인할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거짓으로 검사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며 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 담당공무원 진술을 통해 A씨가 고의로 검사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정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변호사는 "선박검사원이 화물창에 들어가서 안전검사를 하는 것은 규정에 없더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상식적 요구와 판단"이라며 "선박검사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검사를 해야 하는지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핑계로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들도 참석했다.

실종선원 허재용씨 누나 허경주 대책위 부대표는 "우리는 지난 2월 선박검사원이 한국선급의 정상 업무를 방해했다는 취지(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며 "이번에는 법원이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받은 스텔라데이지호 선체검사원 A씨와 기관검사원 B씨가 한국선급과 해양수산부의 선박검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지난 2월 부산해양경찰서에 고소·고발장을 냈다. 이들은 2016년 8월 스텔라데이지호 연차검사 당시 5개 화물창이 모두 '정상'이라는 검사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31일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톤을 싣고 중국으로 항해하던 도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당시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이 실종됐다.

사고 2년 만에 1차 심해수색을 진행했지만 블랙박스 확보에만 그쳤다. 블랙박스는 훼손돼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유해와 유류품은 수습하지 못했다.

검찰은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대표를 포함해 임직원 7명을 기소했다. 김 회장은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5월 2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