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D-1] 민주당 압승 후 4년..충청 표심 어디로?

최일 기자 2022. 5. 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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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 무게추 기울어 4대0 구도에 어떤 변화일지 주목
'현직 프리미엄'vs'집권여당 프리미엄'..'지방정부 안정론'vs'지방정부 심판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27∼28일 진행되는 가운데 선관위 직원들이 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News1 정다움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6·1지방선거 사전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전국 판세의 바로미터이자 캐스팅보트인 충청 표심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선거일 D-5인 27일 막이 오른다. 28일까지 이틀간 사전투표가 실시되는데 충청 표심은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4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2018년 6·13지방선거가 탄핵 정국 여파와 남북 평화무드로 인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면 이번엔 ‘충청의 아들’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제1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신한 국민의힘, 보수 진영 몰락 위기에서 벗어나 집권에 성공한 국민의힘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취재 현장에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지역 유권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보다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고,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충청인들의 속성에 기인한다.

대전 중구 오류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대선 때와 달리 지방선거에는 별다른 관심이 가질 않는다”며 “시장 선거는 내가 지지하는 정당 후보를 뽑을 것이다. 구청장, 시구·의원은 솔직히 공약이나 당을 보지 않는다. 인지도가 높거나 지인한테 한 표를 보태주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서구 내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씨(50·여)는 “선거마다 차이는 있지만 결국 진영간 결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중도 성향 표심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여야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며 “대선·총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결국 인지도 싸움이라고 본다. 저는 이번에 그 기준으로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훈 중구청장 후보(왼쪽부터), 박범계 국회의원,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고민정·황운하 국회의원이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News1 김기태 기자

물론 여야로 갈려 자신의 지지 성향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유권자들도 만날 수 있다.

동구 가오동에 사는 오모씨(62)는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나 됐다고 견제를 하나. 불과 며칠 전까지 정권을 잡았던 민주당이 할 말은 아닌 거 같다”며 “4년 전에 무더기로 표를 받아놓고 해놓은 게 없는 민주당이 또다시 표를 구걸하고 있다. 이번엔 국민의힘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몰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성구 봉명동의 대학생 김모씨(25·여)는 “민주당 시장·구청장들에 대해 ‘한 일이 없다’고 혹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지난 4년 열심히 일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한 번 더 기회를 줘 그동안 추진한 사업들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운영권을 한쪽에 몰아주기보다 여야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직 단체장들에 대한 재신임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가운데)가 25일 동구 역전시장에서 박희조 동구청장 후보를 비롯한 동구지역 시·구의원 후보자들과 손을 맞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News1 김기태 기자

<뉴스1> 대전충남취재본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1~22일 대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25명을 대상으로 6·1지방선거의 성격을 조사한 결과,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민의힘이 승리해야 한다’라는 의견에 공감한 응답자가 51.5%로 과반을 차지했다.

반면 ‘새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에는 38.2%가 공감해 정권 안정론이 견제론을 13.3%p 차로 눌렀다.

20~21일 충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새 정권 안정론에 공감한 유권자가 55.3%로 새 정권 견제론(37.5%)을 17.8%p 차로 제쳤다.

20대 대선 후 84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불과 22일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국민의힘 ‘정권 안정론’과 민주당 ‘정권 견제론’의 대결 구도인데, 지방권력 차원에선 국민의힘 ‘지방정부 심판론’과 민주당 ‘지방정부 안정론’으로 대치(代置)할 수 있다.

또 다른 표현으론 국민의힘 ‘집권여당 프리미엄’과 민주당 ‘현직 프리미엄’이 충돌하는 선거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이번 지선을 충청권 4개 시·도 광역단체장직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지방정부를 심판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 데 반해 국회 다수당으로 기호 1번을 유지하는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충격을 딛고 지방권력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26일 윤 대통령이 ‘노무현의 도시’로 불리는 민주당의 아성 세종시에서 개최하는 국무회의가 충청권 판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전투표 하루 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정례 국무회의가 국민의힘에는 분명 호재임에 틀림없다. 보수 진영이 열세지역으로 꼽는 세종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충청권 압승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다.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후 줄곧 ‘행정수도 완성’을 주창해온 민주당으로선 겉으론 이번 국무회의 개최를 환영하면서도 속으론 행정수도 이슈를 국민의힘에 빼앗기며 지방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기색이다.

한편, 사전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이틀째(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4년 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전국적으로 20.14%였고, 대전은 19.66%, 세종은 24.75%, 충남은 19.55%, 충북은 20.75%였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전국이 36.93%이고, 대전 36.56%, 세종 44.11%, 충남 34.68%, 충북 36.16%로 집계됐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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