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세월 녹아든 노량진 지하배수로, 문화·역사 교육공간으로 시민에 공개

김현수 기자 2022. 5. 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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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와 서울지하철 1호선 지하에 매설된 ‘노량진 지하배수로’가 문화·역사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에게 개방된다.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하수관로로 추정된다. 동작구 제공

1890년대에 만들어져 서울의 가장 오래된 하수관로로 추정되는 ‘노량진 지하배수로’가 문화·역사 교육 공간으로 바뀐다.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노량진동 40-90)와 서울지하철 1호선 철로 하부에 매설된 배수로다. 폭 2.5m 높이 3.3m 총길이 92m 규모로 도심의 빗물과 오수를 배출하는 말굽형 하수박스다.

동작구는 노량진 지하배수로를 도시의 발달 과정과 역사를 볼 수 있는 공간으4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26일 밝혔다.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10여년 전까지도 다른 하수관로와 마찬가지의 구조물로 인식했으나, 2011년 구에서 침수 해소 사업으로 하수관로를 정비하던 중 발견돼 구와 서울시가 합동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 서울광장 지하수관로(1910년경)보다 20년가량 앞서 축조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1890년대에 최초 매설된 구간과 1960년대 경부선을 복선화하면서 설치된 구간, 1970년대 수도권 전철화 시 설치된 구간이 공존해 있어 시대별 토목 배수로의 특성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작구 관계자는 “근대 하수관로 체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기술·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동작구는 노량진 지하배수로의 문화재적 가치와 희소성을 고려해 정밀 안전진단, 박스 내부 보수·보강을 통해 안전등급을 B등급(양호)까지 상향시켰다. 또 진·출입로에 엘리베이터 2대를 설치하고 출입구에 직선형 계단을 만들어 보행 약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엘리베이터 맞은편에 조성된 영상 전시 공간에는 근대 철도와 노량진의 역사를 담은 동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근대 하수 체계 형성기에 건설된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서울의 도시 발달과 근대 하수로의 발전사를 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특별한 역사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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